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20조원 흑자인데 건강보험료 또 올리겠다는 복지부

머니투데이
  • 권화순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9,212
  • 2016.10.12 05:22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국민건강 위협하는 건강보험 비급여]<6>-②건보공단 20조 흑자 미스터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국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비급여 의료비가 2014년 기준 23조원으로 불어났다. 비급여 의료비가 연평균 10.2%씩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29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건강보험의 재정 흑자 규모는 올해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사상 최대치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은 날로 가중되는데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을 풀지 않고 곳간에 쌓아둔 것이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려면 건강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기현상이 벌어진 이면에는 공공보험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책 결정권한이 보건복지부와 함께 의료계에 편중된 탓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건강보험 정책을 결정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는 의료계 인사가 대거 포진돼 있는데 이같은 인사 구성은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20조원 흑자인데 건강보험료 또 올리겠다는 복지부

◇쌓아둔 돈 20조원인데..건강보험료 올리겠다는 복지부=건강보험의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는 건강보험공단의 누적 흑자가 지난 8월에 20조1766억원에 달했다. 건강보험공단은 2011년에 누적 흑자 1조5600억원으로 적자를 벗어난 뒤 2012년 4조5757억원, 2013년 8조2203억원, 2014년 12조8072억원, 2015년 16조9800억원으로 해마다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반면 이 기간 동안 건강보험 보장률은 제자리걸음이다. 2011년 63%였던 보장률은 2012년과 2013년에 62%대로 후퇴했다 2014년에 63.2%로 겨우 3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보장률이 개선되지 않는 배경에는 비급여 의료비가 급속도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20조원이나 되는 건강보험 재정을 풀어 비급여 진료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로 돌리든지, 천정부지로 치솟는 비급여 의료비를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 하지만 비급여의 급여화와 비급여에 대한 정부 관리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대해 건정심의 비정상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정심은 어떤 진료를 급여로 인정할지, 급여 비용을 얼마로 정할지 등 건강보험과 관련한 중요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사실상 건강보험 정책을 좌지우지한다고 할 수 있다. 건정심은 건강보험 가입자 대표 8명, 의료계 대표 8명, 공익 대표 8명으로 구성된다. 가입자 대표 8명이 참여한다고 하지만 자영업자·농어업인·소비자 대표가 한목소리를 내기는 어렵고 전문성도 떨어진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등 8명으로 구성된 의료계 입김은 강하게 작용한다. 공익 대표로는 복지부와 기획재정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공무원과 전문가 대표 4명이 참여한다. 의과대학, 보건대학 등이 전문가 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건정심에서 의료계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건정심은 2002년 이전엔 단순한 자문기구였다. 하지만 의약분업 전후로 정부가 의료계를 달래주려고 급여 수가를 5차례 올려 재정이 파탄 나자 건전성 확보 목적으로 건정심을 의결기구로 격상하고 의약계 몫을 6자리에서 8자리로 늘렸다. 문제는 건강보험 정책 결정에 사적 이익단체인 의료계가 참여하는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 외국은 이익단체가 아예 배제된다.

건강보험공단의 노조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이 20조원이나 쌓였는데도 건강보험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건정심의 비정상적인 의사결정 구조 탓”이라며 “복지부와 의료계가 기득권을 지키려고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찔끔찔끔 급여 항목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급여는 정말 싼가...끝나지 않는 적정수가 논란=의료계가 건정심 등을 통해 비급여의 급여화와 비급여 표준화를 막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료계는 건강보험 급여 수가가 원가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비급여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편다. ‘급여 저수가 ->비급여 항목 증가 및 비급여 가격 상승->건강보험 보장률 악화’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논리다.

건강보험과 자동차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의 진료비 수가를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타당한 주장이다. 똑같은 진료라도 어느 보험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병원들이 받는 진료비(보험금)가 다르다. 예컨대 기준 가격이 100원이라고 가정하면 상급종합병원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는 가산률 30%를 적용해 130원을 받지만 자동차보험과 산재보험은 가산률이 45%로 진료비 145원을 받는다. 각 보험의 진료 목적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똑같은 진료를 했는데 건강보험 수가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의료계는 급여 수가가 원가에 못 미친다는 통계로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자료를 제시한다. 이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원가 보전율은 84%대고 종합병원과 병원은 각각 75%, 66%에 불과하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의료계가 건정심에서 비급여의 급여화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며 “건강보험의 기본 정책인 ‘저수가’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병원들이 수지가 맞지 않는 급여 필수의료보다는 비급여로 몰릴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급여 수가가 정말 낮은지, 급여 수가를 올리면 값비싼 비급여 의료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지는 논쟁거리다. 정형선 한국사회보장학회 회장(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은 “급여 서비스를 하나하나 따지면 수가가 낮아 보이지만 의료 서비스를 묶어 한 단위로 보면 외국에 비해 결코 낮은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급여 수가를 올린다고 해도 의사들이 가격이 비싼 비급여 진료에 몰려들지 않을 리 없다”며 “비급여는 비급여대로 적정하게 관리하고 가격을 파악해 공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학개미군단' 봉기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