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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분쟁조정자 돼야"…더 커진 과학관·박물관 역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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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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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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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의 사회적 책무' 주제로 '국제과학관심포지엄(ISSM)' 중앙과학관서 개최

제6회 국제과학관심포지엄(ISSM) 행사사진/사진=국립중앙과학관
제6회 국제과학관심포지엄(ISSM) 행사사진/사진=국립중앙과학관
“스미소니언박물관은 관람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의지가 부족했습니다. 조직 내부의 평가나 피드백도 금기시하는 분위기였으니까요. 최근에 이를 바꾸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박물관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간이 되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위트니 와트리스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 정책분석연구실장)

“과학관은 단순한 테마파크가 아닙니다. 고품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합니다.”(한스 마틴 힌즈 전 국제박물관협회장)

지난 6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선 ‘과학관의 사회적 책무’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행사인 ‘제6회 국제과학관심포지엄(ISSM)’가 열렸다.

위트니 와트리스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 정책분석연구실장(오른쪽에서 2번째)/사진=국립중앙과학관
위트니 와트리스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 정책분석연구실장(오른쪽에서 2번째)/사진=국립중앙과학관

이날 참석자들의 눈길을 가장 많이 받은 발표자는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서 온 위트니 와트리스 실장이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은 미국 동부의 추천 여행지로, SF(공상과학)영화 ‘박물관은 살아 있다’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국립자연사박물관, 역사기술박물관, 항공우주박물관, 동물원 등 19개의 박물관과 함께 미술관, 도서관 등을 갖춘 종합전시관으로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날 위트니 와트리스 정책분석연구실장은 주제발표에서 과학관람시설이 맡은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계층의 관람객의 욕구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폭넓은 전시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트니 와트리스 실장은 “스미스소니언은 과거 외부 의견을 받아들이는데 인색했지만, 2014년부터 종합 관람객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귀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스미소니언 정책분석연구실이 실시한 설문 조사는 총 81개 질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내용이 많은 만큼 일정기간으로 한정에 두지 않고 수년에 걸쳐 피드백을 받고 있다.

스미스소니언은 이 같은 평가를 통해 ‘아시아인의 미국 독립운동 기여’ 특별전 등을 개최, 전체 관람객의 10%에 불과하던 아시아인 관람객을 대폭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 또 이 전시회를 통해 아시아인에 대한 서양인의 인종적인 편견도 일부 해소할 수 있었다.

위트니 실장은 “정성적 조사 뿐만 아니라 설문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부분까지 챙기기 위해 전 직원이 관람객들과의 대화에 나서는 등 지속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스 마틴 힌즈 전 국제박물관협회장/사진=국립중앙과학관
한스 마틴 힌즈 전 국제박물관협회장/사진=국립중앙과학관

한스 마틴 힌즈 전 국제박물관협회 회장은 ‘과학관의 가치 창조’를 주제로 기조강연 무대에 올랐다. 한스 전 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 7월까지 세계 최대 박물관·과학관 연합기구인 국제박물관협회를 이끌어 왔다. 국제박물관협회 회원은 140개국 3만 7000명 가량 된다.

한스 전 회장은 “박물관협회는 전세계 박물간 간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기관, 분야별 최고 과학자들 간의 네트워크 형성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국가간 문화유산 분쟁 시에도 과학관이 중재자 역할을 맡을 정도로 범국가적인 활동에 나서는 등 과학관이 일종의 ‘화해의 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물관이 인류의 윤리적 가치를 지켜 나가면서 분쟁가교, 미래 지역사회 발전, 국제사회 문제 해결 등을 논의하는 공간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잔 알프레드 앤더슨 노르웨이 기술박물관 과학센터장/사진=국립중앙과학관
잔 알프레드 앤더슨 노르웨이 기술박물관 과학센터장/사진=국립중앙과학관

잔 알프레드 앤더슨 노르웨이 기술박물관 과학센터장도 한스 전 회장의 말에 깊은 공감을 나타내며 “박물관이 민주주의 발전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물관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시전을 사례로 들었다. 노르웨이 기술박물관은 지난 2014년 ‘기술과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어, 유럽과학관상과 리딩엣지상 등을 수상했다.

잔 센터장은 “박물관은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이곳에서 모인 사회 목소리를 소재로 삼아 전시물을 구성·운영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듣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박물관은 일반인과 정책입안자의 차이 해소, 세대간 대화의 장 등의 역할을 하는 ‘참여형 박물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며 “민족과 세대를 뛰어 넘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자유로운 안식처로서 토론 공간 역할을 다한다면 민주주의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성광 국립중앙과학관장/사진=국립중앙과학관
양성광 국립중앙과학관장/사진=국립중앙과학관

이밖에 대니얼 탄 싱가포르 사이언스센터 수석전시기획관은 “과학관은 관람객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주제를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며 이것이 과학관의 기본적인 사회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양성광 국립중앙과학관장은 “과학관은 더 많은 국민에게 과학에 대한 관심을 심어주는 것이 우선된 설립 목적이었으나, 최근엔 다양한 역할론이 제시되고 있다”며 “과학을 대중에게 알리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과학관의 주요 기능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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