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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회고록 후폭풍, 북한 쪽지 있었나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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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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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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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당시 靑 회의 참석한 이재정 "(北 동의 후 결정) 상식적으로 말 안되는 얘기"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회고록에서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우리 정부가 북한의 입장을 청취한 후 기권 결정했다고 서술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송 전 장관과 당시 청와대 관련 회의에 참석한 핵심 인사들 간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쟁점은 참여정부가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한 뒤 북한에 통보했는지 또는 북한의 의견을 듣고 '기권' 결정을 했는지 여부다.

◇송 전 장관, 北 의견 듣고 '기권' VS 김만복·이재정, 이미 '기권' 결정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 따르면 2007년 북한인권 결의안은 11월 중순 표결 예정이었는데 9월부터 정부 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고 있었다. 그러나 10월 9일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고 앞서 7월에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로 식량 지원 중단 등 대북 압박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결의안에 대해 외교부는 찬성, 남북 문제를 고려하던 통일부는 기권으로 갈렸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당시 외교부 수장이던 송 장관은 계속 '찬성'을 고수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해 11월 18일 저녁시간 청와대 서별관에 문재인 당시 대통령비서실장과 송 장관, 이재정 통일부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안보실장 등 5명이 모인 자리에서도 격론이 오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

앞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이 찬성과 기권으로 갈려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비서실장 주재로 재논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송 장관은 여전히 '찬성' 입장을 고수했지만 문 실장을 비롯한 4명은 모두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기권'에 의견을 모았다고 회고록에 적혀 있다.

결국 의견이 모아지지 않자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남북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송 장관은 "그런 걸 대놓고 물어보면 어떡하나, 나올 대답은 뻔한데, 좀 멀리 보고 찬성하자"고 맞섰다고 회고록은 서술하고 있다.

이에 문 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보자'고 결론을 내고, 송 장관은 자신의 주장이 묵살되고 있는 것에 "심한 자괴감에 빠졌다"고 서술했다.

김 전 원장은 책내용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김 전 원장은 18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회담에 배석해 거기서 한 메모를 그대로 공개했으므로 113조 외교기밀 누설에 어긋난다"고 비판하며, 북측 의견을 물어보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김 전 원장은 "(북측 의견)그런 빤한 걸 물어보는 그런 바보가 어디있냐"며 "대통령 주재 회의에 내가 참석한 사실이 없고 나는 기권하자는 쪽으로 의견 제시했다"고 반박했다.

2007년 11월18일 청와대 회의에 참석했던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현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도 이 방송에서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이 교육감은 "북한 의견을 들어볼 이유가 뭐가 있겠냐"며 "이미 이틀 전인 16일 대통령께서 이번 상황에서는 통일부 장관 의견을 따르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하며 북측 의견을 구한뒤 '기권'을 결정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인이기도 한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당시 외교안보라인에서 토론 끝에 기권 입장을 먼저 결정하고 북한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6일 회의에서도 송 장관은 찬성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18일에 또다시 논의를 했지만 (이미 정해진 기권 입장에서) 변경된 결과는 없었다"며 "당시는 남북정상회담 직후 남북 대화가 이뤄지던 시점이라 우리 측의 기권 입장을 북한에 통보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北 건넸단 쪽지 "전달된 일 없어"...野 "文도 北 결의안 찬성"

송 장관이 주장하듯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에 정부가 '찬반' 여부를 언제 결정했냐에서 중요한 증거로 떠오르는 것이 북한의 쪽지이다.

송 장관은 우리 정부의 핵심인사들이 북측의 쪽지를 받은 후 인권결의안에 '기권'할 것을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송 장관은 북측에 의견을 묻자는 논쟁이 오간 이후 백종천 실장이 북한에서 보낸 쪽지 받아 자기에게 건넸고, '찬성'을 할 경우 남북관계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쪽지 내용을 고려해 회의 결과 최종적으로 '기권'으로 결정났음을 시사했다.

송 장관이 기술한 쪽지내용은 "역사적 북남 수뇌회담을 한 후에 반(反)공화국 세력의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북남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할테니 인권결의 표결에 칙임있는 입장을 취하기 바란다. 남측의 태도를 주시할 것이다" 였다.

이에 대해 김경수 의원은 "(당시) 대통령에게 쪽지가 전달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재정 교육감도 "송 장관의 회의록에 부정확한 게 많다"며 "한 사람이 자기의 업적을 과장해서 쓴 회고록을 가지고 여당이 이렇게 정치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송 장관의 회고록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남북대화 공식기록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관련해 남과 북이 판문점 연락사무소 등 대화채널을 통해 전통문을 주고받은 기록이 없어 송 장관의 말처럼 북측에 의사를 물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대개 북측의 의사를 물을 경우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남북 간 의사소통했을 상황이라면 기록이 있을텐데 그 기록이 없다는 면에서 향후 진위 여부에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또한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에 찬성했다는 송 장관의 주장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표는 (북한에 의견을 묻기는커녕) 당시 자기가 찬성 입장이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익표 의원도 "매년 외교부는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 의견을 내고 통일부는 그것에 대해 남북관계를 고려해서 기권 의견을 내는 것이 반복돼왔던 것"이라며 "이재정 장관과 송민순 장관 두 분이 의견을 놓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처음에 찬성 의견을 내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문 전 대표는 "나는 솔직히 그 사실조차 기억이 잘 안 난다"면서 구체적인 해명 요구에 대해 "사실관계는 당시를 잘 기억하는 분들에게 물으라"고 즉답을 피했다.

◇송 전 장관, 회고록이 이 시점에 왜?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 민감한 사안을 폭로한 송장관의 회고록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눈길이 많다. 반기문 캠프합류설등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고록에 반기문 현 UN 사무총장에 관한 여러 기술들이 나온다. 매우 칭송을 하는 그런 대목들이 나온다"면서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내신 분이 격렬한 사실논쟁·진실논쟁이 예견돼 있는 이러한 것들을 썼다는 것은 의도가 있다고 저는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 전장관은 이에 대해 "책을 읽어보면 반 총장이다, 누구다 연관이 돼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면서 "그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김만복 전 국정원장 등이 책 내용과 관련해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 "그런 정도는 다 감안하고 썼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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