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 결정시 휴먼 캐피탈을 고려하자

자산배분은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부를 여러 종류의 투자자산에 분산투자해 기대수익률을 높이면서 동시에 투자자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수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투자의 대상이 되는 자산군에는 일반적으로 예금,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투자자 부의 크기는 이런 자산들의 가치의 합계로 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투자자가 젊거나 아직 은퇴 전이라면 고려해야 할 자산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것이 휴먼 캐피탈입니다. 비록 정확히 측정되거나 사고 팔 수 없기에 많이 언급되지는 않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개념입니다. 투자자 개인에게 있어 휴먼 캐피탈은 미래에 벌어들일 임금들의 현재가치의 합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가지는 휴먼 캐피탈의 크기는 하는 일이나 고용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개인들은 이런 휴먼 캐피탈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 투자를 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을 받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서 임금을 높이기도 하고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크게 보면 투자자의 부는 미래 현금 흐름인 휴먼 캐피탈과 투자자산으로 구성되게 됩니다.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앞으로 벌어들일 임금이 많이 남아있으므로 휴먼 캐피탈의 크기는 큰 반면 아직 충분히 저축을 통한 자산축적을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이 경우의 투자자는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다고 가정하면 일종의 채권을 가지고 있어서 이자를 받는 것처럼 안정적입니다. 따라서 저축을 통해 축적되는 자산의 경우에는 좀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위험 자산에 투자를 하는 것이 적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점차 나이가 들어서 은퇴가 가까워진 시점이 되면 이 사람의 휴먼 캐피탈은 상대적으로 작아지게 되고 그동안 축적한 투자자산이 크게 남아있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은퇴 후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위해 투자하는 자산 중에 주식의 비중은 좀 줄이고 채권처럼 안정적인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결국 휴먼 캐피탈에 대한 고려가 젊은 시절에는 보다 공격적인 위험자산에 투자를 하다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안정적인 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투자 상식의 이론적 기반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개인의 직업에 따라 휴먼 캐피탈의 특징도 달라지게 됩니다. 공무원이나 교사와 같이 안정적이고 정년이 어느 정도 보장된 직업을 가진 경우에는 휴먼 캐피탈도 상당히 안정적인 특징을 나타내게 됩니다. 따라서 다른 자산에 투자를 할 때는 좀 더 기대수익률과 리스크가 큰 자산에 투자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에 개인 사업을 한다거나, 증권회사 직원 등과 같이 경제 상황에 따라 미래의 현금 흐름이 변동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을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앞의 경우에 비해서는 좀 더 안정적인 자산의 비중을 높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특히 직장으로 삼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추가로 소유하는 것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는 휴먼 캐피탈의 위험과 투자주식의 위험을 일치시킴으로써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 의사 결정을 해야 합니다. 과거 미국 기업 엔론의 종업원들이 퇴직연금의 상당부분을 자기회사 주식에 투자했다가 기업이 도산하면서 노후준비를 위한 퇴직연금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사례가 주는 교훈입니다.

마지막으로 휴먼 캐피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자산이라는 관점에서 이런 휴먼 캐피탈을 보호하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특히 아직 가족이 충분히 다른 투자자산을 축적하지 못한 젊은 시기에는 휴먼 캐피탈이 전체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따라서 생명보험이나 정기보험과 같은 상품을 통해 휴먼 캐피탈이 급격히 줄어드는 일에 대한 대비를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