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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하이에나는 약한 곳만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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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기자
  • 2016.11.02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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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개명 최서원)'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이 일파만파다.

박 대통령의 연설문 수정에서부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관여, 인사전횡, 딸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및 예산 관여,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개입 등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산업1부 재계팀장(부장)
산업1부 재계팀장(부장)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최순실을 비롯한 그 측근들이 자금을 조달하거나 이권에 개입하는 방법이다. 이들은 기업의 약점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는 쪽에 접근해 '돈을 뜯어내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권에 비해 약자일 수밖에 없는 기업 입장에선 '비선 실세'라는 힘을 과시한 쪽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처지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SK, 롯데 등 검찰 수사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기업들에게 자금을 추가로 내놓을 것을 요구하거나, 정권이 CEO를 사실상 선임하는 공기업이나 민영화된 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압력을 행사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의 언론 인터뷰 등을 보면, 당시 최재원 부회장이 수감 중이었던 SK에게는 최순실씨의 지시로 80억원 출연을 요구했고, SK가 30억원을 역제안하자 무산됐다.

형제의 난으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롯데에는 추가로 70억원을 요구해 이를 받았다가 검찰의 롯데에 대한 압수수색 1주일 전에 이를 되돌려준 사실이 드러났다.

비선실세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약점을 잡아 부당한 자금을 조달에 나섰던 것이다.

또 정권에서 사실상 CEO를 내정하는 공기업이나 공기업에서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정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기업들도 먹잇감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한국관광공사 산하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이나 민영화된 KT, 포스코 등에 접근해 부당한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GKL은 국내 유일의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면서 선수들과 개별 계약을 맺지 않고, 최순실씨 소유로 알려진 스포츠에이전트인 더블루K와 계약을 맺어 논란에 휩싸였다.

포스코는 이미 매각한 배드민턴팀 재창단을 요구받았고, KT도 스포츠 사업과 관련한 여러 협력을 제안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CEO를 사실상 정권에서 임명하는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이 기업들은 CEO추천위원회 등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정권에서 인사를 해 정권실세의 눈밖에 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은 K스포츠재단 등에서 각종 요구를 받았지만, 제출한 아이디어나 제안서가 부실해서 이를 최종적으로 거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각사의 CEO들 입장에서 이들의 요구를 마냥 무시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통계를 보면 현 정부 들어서 총 6개 재단과 펀드 등에 2164억원의 기부금 및 출연금이 모였다고 한다. 이 가운데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은 얼마나 될까. 기업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대부분은 '자발적'이었다고 말한다. 정권에게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고,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서로 보인다. 하이에나는 항상 먹잇감의 약점만을 노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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