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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법은 하나다. 나에게도 대통령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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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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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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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법은 하나다. 나에게도 대통령에게도”
박정환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휘과장은 각종 비리와 폭력으로 검찰 총장직에 오른 이태준 총장을 7년간 돕다가 배반의 흔적을 느끼고 등을 진다. 전통적 법조 집안 출신의 윤지숙 법무부 장관은 개혁을 외치지만 아들의 병역 비리라는 유일한 상처를 감추기 위해 이 총장과 손을 맞잡는다.

시한부 인생을 앞두고 인생을 제대로 살려는 박 검사의 두 고위직을 향한 복수는 ‘정의’라는 깃발 아래에서 투혼을 발휘하며 묘한 감동까지 덧칠한다.

지난 2015년 막을 내린 SBS 드라마 ‘펀치’의 주요 내용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검찰 내부의 생채기가 실제 상황처럼 묘사되자, 법조인들의 우려가 컸다. “드라마의 내용이 완전 허구”라는 등 원로 법조인의 비난이 쏟아졌고, “오죽했으면 이런 드라마까지 나왔겠느냐”며 탄식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드라마 내용을 가장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키워드가 ‘법은 하나’라는 대목이다. 7년 전 법과 원칙으로 모든 사안을 해결하기 힘든 현실에서 박 검사가 병역 비리를 캐기 위해 브로커의 민원을 불법적으로 해결하자, 이 사실을 안 윤 장관(당시 지검장)이 아들(판사)의 병역 비리를 없애기 위해 박 검사를 체포한 뒤 이렇게 말한다. “변호사법 위반입니다. 사건 피해자와 거래하는 걸 묵인할 수 없습니다. 법은 하나입니다. 나한테도 그들에게도.”

7년 뒤 윤 장관은 여전히 ‘검찰 개혁’을 부르짖으며 정의의 투사로 존재하려 하지만, ‘더 높은 곳’을 향한 그의 욕심은 ‘더 많은 범죄와 은폐’를 낳으며 정의의 본질과 점점 멀어진다. 윤 장관은 여전히 이렇게 자신을 옹호한다. “정환아, 나는 아들 병역 비리만 없으면 올곧게 살아왔다고 자부해. 이것만 넘어가면 더 좋은 세상 만들려고 노력할게.” 박 검사가 면전에서 대놓고 깐다. “당신은 그런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했고, 당신은 그런 사람이야.”

권력을 가질수록 더 높은 곳에 오를수록 ‘법은 하나’라는 명제에 얼마나 더 가까이 다가갈까. 있는 자에게 법은 ‘적용’의 문제가 아니라 ‘해석’의 문제일 뿐이다.

그렇게 해석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법률을 건드리면(또는 건드리게 하면) 법의 적용 범위는 약하고 소외되고, 무시해도 되는 ‘작은 시민’에 국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프란시스 베이컨은 “사람이 만든 법률은 거미줄과 같아서 작은놈은 걸리고 큰놈은 뚫고 나간다”고 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검찰 앞에서 보여준 태도는 ‘하나의 법’이 가진 적용의 예외 사례를 공개적으로 투영하는 듯했다. 질문하는 기자를 째려보고, 검사 앞에서 팔짱을 끼고 웃는 모습은 이미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결론 내리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태도 아닌가. 검찰은 그의 ‘해석’에 따라 ‘적용’하는 일만 남은 것으로 보일 정도다.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다를까. 검찰 대면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법은 하나’라는 명제에 부합할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없다. 그 명제는 대통령이 아닌 우 전 수석 앞에서 호흡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검찰이 다시 정신 차리고 새겨야 할 정체성이다. “법은 하나입니다. 제게도 대통령님에게도.”라는 말, 검찰에게서 듣고 싶다.

‘펀치’를 다시 시청하다 보니, 박 검사가 드라마 내내 외치던 문구가 쉬이 잊히지 않는다. “(검찰)총장님, 저는 감옥에서 죽겠습니다. 총장님은 만수무강 하십시오. 감옥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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