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쉬네트 상장했는데…" 휠라, 3년만에 최저가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휠라코리아가 자회사인 아쿠쉬네트의 미국 상장에도 불구하고 3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본업 부진과 예상보다 낮은 아쿠쉬네트 상장가에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15일 휠라코리아 (38,750원 ▼250 -0.64%)는 전일 보다 5.28%(4200원) 하락한 7만5400원에 잠을 마쳤다. 장중 7만4900원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2013년 11월 이후 최저가다.

휠라코리아는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로 유명한 골프 용품 회사 아쿠쉬네트 상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달 장중 10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한 달 만에 20.5% 급락했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아쿠쉬네트의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 규모다. 휠라코리아는 자회사 등을 통해 아쿠쉬네트의 지분 53.1%를 보유 중이다.

휠라코리아가 주식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국내·외에서 모두 본업이 부진해서다. 특히 3분기는 매출 1755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기록해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인 영업이익 186억원을 대폭 하회했다. 하이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모두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휠라 국내 법인은 9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어 전년 동기보다 적자 폭이 더 확대됐다. 대대적인 사업 리뉴얼 과정에서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매장수가 지난해보다 91곳 줄었고, 청산이 끝난 것으로 파악됐던 휠라 아웃도어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

해외법인의 성장도 둔화된 상태다. 3분기 미국 법인 매출은 7523만달러로 전년동기 보다 1%가량 줄었다. 원화 기준으로 환산하면 6%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로열티 수입은 922만달러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기대를 모았던 아쿠쉬네트의 상장가도 예상보다 낮았다. 당초 예상 공모가액은 주당 21~24달러였으나 상장가는 17달러로 정해졌다. 최근 들어 연간 매출성장률이 떨어지며 성장성이 둔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쿠쉬네트는 현재 18.54달러(지난 14일 종가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아쿠쉬네트의 실적은 올 4분기부터 휠라코리아에 반영된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쿠쉬네트 기업가치가 기대치 하단으로 거래되면서 모멘텀이 소멸돼 최근 주가가 하락했다”며 “기업가치 회복을 위해선 휠라의 본업 턴어라운드와 아쿠쉬네트 성장 본격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