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성난 민심 무시…검찰에 즉시 출두하라"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대통령 검찰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윤준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철저한 검찰 조사를 촉구하는 집회가 청와대 인근에서 잇따라 열렸다. 대통령이 성난 민심을 무시하고 진상 규명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골자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6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은 100만 촛불집회에서 보인 성난 민심을 무시한 채 검찰 조사마저 시간 끌기로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종진 퇴진행동 대표는 "국정을 농단한 박 대통령의 만행에 온 나라 국민들이 분노하고 일치된 한 목소리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죄가 없다면 당당하게 검찰 조사에 임하고 검찰은 필요하면 소환을 해서라도 반드시 공정한 수사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60)가 국정 전반에 관여했다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은 당초 이날까지 박 대통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전날 "조사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며 검찰에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

또 "원칙적으로 대통령은 서면조사가 바람직하고 대면조사 횟수는 최소화해야 한다"며 김수남 검찰총장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직접조사 방침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같은 장소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박 대통령 검찰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실련은 "검찰 수사에 응하고 특별검사제도까지 수용하겠다고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대통령이 변호사를 통해 수사 일정을 늦추고 의혹도 부인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범죄 피의자로서 검찰에 즉시 출두해 수사를 받고 검찰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성역 없는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 '시간 끌기' 비판에 즉답을 피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변호인이 어제(15일) 한 말 이외에는 (대통령 조사 연기에 대해) 추가로 언급할 게 없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이달 9일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 시민사회단체 1500여개가 모여 발족한 비상회의체다.

이날 기자회견이 연이어 열린 청와대에서 약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는 합법적으로 집회·시위를 할 수 있는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장소다. 현행법상 청와대 100m 이내에서는 집회나 시위를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