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주름살에는 뭐가 담겨있어요?"

①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아이는 기뻐야 할 생일날 우울해보이는 할머니의 모습이 신경 쓰였습니다. 어쩐지 좀 슬퍼 보이기도 하고, 놀란 것 같고, 어딘가 걱정스러워 보였습니다. 얼굴에 주름이 많아서일까요? 아이는 할머니에게 주름살이 걱정되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오히려 할머니의 소중한 기억이 담겨 있는 이 주름살들이 좋다고 말합니다.


"할머니, 여기(주름살)에 뭐가 담겨 있어요?"
"내가 가봤던 최고의 바닷가 소풍이 담겨 있지."

"그럼, 이 주름들은요?"
"내가 네 할아버지를 만났던 밤에 생겼단다."

"할머니! 날 처음 보았을 때도 기억하세요?"


아이는 할머니와 대화를 이어가면서 할머니에게는 소중한 일들이 참 많았다는 걸 깨닫습니다. 기쁘고 아름다운 추억, 누군가와 처음 작별하며 슬프게 울었던 기억, 손녀가 태어나 행복했던 순간. 그리고 할머니 주름살에는 그런 소중한 기억들이 깊이 새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저희 집 4살 아이는 어렸을 때만 해도 저의 엄마, 그러니까 할머니를 거부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막 숨 넘어갈듯이 울더라고요. 할머니가 뽀글 파마머리여서 그런걸까, 얼굴에 주름이 져서 그런걸까. 제 입장에서는 엄마한테 죄송하기도 하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참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어디보다도 시골에 계신 할머니댁에 가는 걸 참 좋아합니다. 주름이 가득한 할머니 얼굴에 스스럼없이 뽀뽀도 '쪽' 하고요. 그럴 때면 참 뿌듯합니다. 내 아이와 엄마가 다정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고요.

'주름살 안에 기억이 담겨 있다'는 책 속의 할머니 말처럼 어느새 엄마 얼굴에 새겨진 주름살에도 많은 추억이 담겨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아이에 대한 사랑도 있을 거고요. 책 속의 아이가 그랬듯이 우리 아이도 할머니의 사랑을, 그리고 엄마의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시모나 치라올로 지음. 미디어창비 펴냄. 40쪽 /1만2000원


② 마녀 위니의 크리스마스 대소동

30여개국에서 500만부 이상 팔린 세계적 베스트셀러 '마녀 위니' 시리즈의 또다른 책이 출간됐습니다. '마녀 위니의 크리스마스 대소동'에서는 마녀 위니와 고양이 윌버, 산타의 크리스마스 선물 배달 대작전이 펼쳐집니다.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둔 위니와 윌버는 파티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과자도 구워야 하고, 크리스마스카드도 잔뜩 써야 하고, 엄청 크고 멋진 트리도 만들어야 하니까요. 준비를 마친 위니는 마지막으로 산타 할아버지에게 소원을 담은 편지를 씁니다.

"제게 주실 선물은 그냥 깜짝 놀랄 기쁜 일이면 돼요."-사랑을 담아 위니 올림.

크리스마스 전날 밤 위니와 윌버는 "우당탕! 턱! 도와줘! 도와줘요!"라는 외침에 화들짝 잠이 깨고 맙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허둥지둥 아래층으로 내려간 그곳에는 장식 달린 사슴과 화려한 썰매는 온데간데없고 거실 굴뚝에 끼어 버둥거리는 산타 할아버지가 있는 겁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빨리 나눠줘야 하는 산타는 위니와 윌버에게 도움을 청하고. 하지만 위니와 윌버에게 선물 배달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장난꾸러기 강아지 두 마리에게 쫓기기도 하고, 양말 속에 선물을 넣으려고 허우적대고, 이글루 입구에 엉덩이가 끼는 바람에 낑낑대고, 지붕에서 미끄러지기도 합니다.

썰매에는 아직 나눠 줄 선물이 잔뜩 남아있는데 순록은 지쳐버리고. "이를 어째? 선물을 못 받으면 아이들이 실망할텐데." 굵은 눈물 방울이 산타의 뺨을 따라 또르르 흘러내리고 마는데….

◇마녀 위니의 크리스마스 대소동=밸러리 토머스 지음. 비룡소 펴냄. 24쪽 /1만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