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런치리포트]무너진 국정시스템 해법은(하)

머니투데이
  • 구경민 진상현 임상연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6.11.23 09:35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the300]종합

"찍히면 죽는다"…靑 지시-수직적 당청관계가 만든 '최순실 게이트'
[런치리포트]무너진 국정시스템 해법은(하)



"찍히면 죽는다."

지난해 7월 8일.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사퇴하자 정가에선 "VIP(박근혜 대통령)에게 찍히면 죽는다"는 말이 정설처럼 돌았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 이유는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에서 비롯됐다. 국회의 행정입법권 심사권한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 통과를 주도한데 대해 박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며 유 원내대표를 찍어내렸다. 당시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얘기(법 통과)를 끝냈는데 이제와서(통과되고 나서) 다른 소리를 한다"고 머리를 흔들어댔다. 법 통과 이후 박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청와대에서 국회법을 통과시키지 말라고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당청간의 '소통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었다. 결국 진위여부가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채 유 원내대표는 5개월 만에 헌법1조1항(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을 지키고 싶었다며 헌법1조2항(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을 거론하면서 물러났다. 이후 청와대와 멀어진 유 전 원내대표 20대 총선에서 공천 배제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새누리당 "수평적 당청관계" 외쳤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오랫동안 '특수관계'를 유지해온 최순실 씨가 국정운영에 개입할 수 있었던데는 당청간의 소통 부재가 컸던 점도 이유로 들 수 있다.

'친박'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승리한 이후 당내 최대 계파가 되면서 정국의 중심이 된다. 19대 국회 전반기에는 친박계인 황우여 의원이 당 대표를 맡은 데 이어 '범친박' 이완구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맡았다. 한 새누리당 당직자는 "박근혜정부 출범이후 친박계가 원내지도부를 장악했고 친박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정국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친박 친정체제 구축으로 '수직적 당청관계'가 강화되자 이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갔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1년동안 '친박' 황우여 당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나란히 청와대편에 서면서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로 전락했다는 이유에서다. 비주류 김무성 의원이 2014년 7월 '친박(친박근혜)핵심' 서청원 의원을 누르고 당대표에 오르는데 힘이 실린 요인이기도 하다.

당 대표 출마 당시 김 의원은 "할 말 하는 당대표" "수평적인 당청관계"를 천명했다. 이후 역시 비박계로 분류된 유승민 의원이 '친박' 이주영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집권여당이 비박계 김무성 유승민 투톱체제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이후 단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을 정도로 박 대통령, 청와대와 팽팽한 긴장관계를 보였다. 그해 10월 '상하이 개헌 봇물발언'에 이어 '정윤회 문건 유출사건'과 관련해 이른바 'KY(김무성-유승민)'가 지목되면서 당청관계는 그야말로 살벌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대표 재임시절 겪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문제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김 전 대표는 대표를 하면서 '박 대통령과 전화 한 통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기춘,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중간에서 박 대통령과의 전화 연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성사시키지 못한 일화도 털어놨다. 특히 김 전 대표는 한번 틀어지면 좀처럼 돌아서지 않는 박 대통령의 '고집'을 풀어줄 인사가 주변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도 곁들였다.


이처럼 비박계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당청 갈등이 커지나 비박계 지도부가 물러난 자리엔 또다시 '친박계'가 채워졌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오더정치', '수직적 당청관계'가 심화됐다는 평가다. 유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였던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어부지리'로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의해 작년 7월 원내대표에 추대됐다. 이후 원 원내대표는 본인을 '신박(新 박근혜)계'로 분류해 달라면서 대놓고 청와대의 편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원유철 원내대표와 협상을 하려면 꼭 청와대에 보고하고 지시가 떨어져야 결정을 내는 구조였다"고 토로했다.

4.13 새누리당의 참패로 올해 5월 새 원내대표직에 오른 정진석 의원도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당·청 관계는 더는 지속할 수 없다"면서 당청관계 변화를 약속했지만 오히려 당청관계는 물론 당내에서도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치적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평가다. 더구나 총선 참패 이후 치러진 당대표 선출에서 '박근혜의 남자'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이 '오더투표(청와대에서 특정 지지자를 투표하라는)' 의혹을 받으면서 친박계의 절대적 지지로 당 대표에 올랐다.

◇"박근혜당, 비주류 인정안해 소장파 말살…야당 역할론도 문제"


정치 전문가들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수평적 당청관계를 확립시키는데 실패한 것에 더해 비주류까지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점을 지적한다. 지금껏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들이 비주류를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할말하는' 소장파를 말살시켜 '당을 박근혜 사당화'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은 "당청 관계가 '일체형'이라는 것을 당연하게 말하는 문화"라며 "청와대가 원래 그런 스타일이니 폐쇄적인가보다 하고 용인하는 분위기도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야당도 제 역할을 못해 '건강한 당청관계'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내에서 청와대와 대통령을 견제할 세력이 없었으면 야당에서라도, 당외에서라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있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야당도 이 문제에 소홀했고 정치권 공동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청와대와 소통할 것은 하되, 정부 의견과 다른 야당의 의견도 충실히 전달했었어야 했다"며 "권력을 비판할 수 있는 목소리를 키우는 정치자생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朴정부, 제도·사람 다 실패" 개헌·검찰개혁 나서야

"제도의 비극이자, 인물의 비극이다" "개헌 하지 않으면 죽도 밥도 안된다" "검찰 중립성 확보를 위한 개혁이 시급하다"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초유의 사태를 맞아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여부에만 초점을 둘 것이 이나라 우리 정치, 사회 시스템을 개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보완하기 위한 헌법 개정과 사정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검찰 개혁 등을 시급한 과제로 들었다. 대통령의 소통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청와대의 건물 구조를 바꾸자는 제안도 나왔고, 인사권자만을 생각하는 사정기관 공무원들의 공직관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런치리포트]무너진 국정시스템 해법은(하)


◇이종찬 전 국정원장 = 우선 대통령의 권한이 비대한 것이 문제다.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분산되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두 번째 문제는 내각이 아닌 청와대 중심 국정 운영이다. 청와대 수석회의가 아닌 국무회의가 중심이 돼야 한다. 세 번째는 소통하지 못하고 불통하는 박근혜 대통령 개인 성향에 문제가 있다. 이 3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최순실 사태가 일어났다.
탄핵, 하야 등 대통령이 물러나는 절차의 문제가 아닌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 근본적 해결은 '개헌‘이다. 개헌하지 않으면 죽도 밥도 안 된다. 소통이 잘되는 구조로 청와대를 개축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미국 백악관 보면 대통령이 팔 걷고 뛰어다니면서 소통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청와대 구조가 잘못됐다고 공감하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맨 꼭대기에 대통령실을 하나 만들어주면 거기서 일 보겠다고 했지만 여러 이유로 안됐다. 다음 정권에서는 이 문제를 정권초기부터 대안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 제도의 비극이자 인물의 비극이다. 제도는 87년 체제 유지하면서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문제들을 제거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모든 것이 대통령 만들기 정치, 권력 따 먹기에 집중되고 권력잡은 사람들은 권력 나르시즘에 빠진다. 제대로 된 리더라도 나오면 보완이 되는데 이번에는 인물도 최악이다. 철학, 비전, 능력, 다 없다. 특히 국정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 운영을 했다. 정무수석이 11개월 동안 독대를 안했으면 오죽했겠나. 국정은 결국 회의다. 회의가 제대로 안 되는 국정 운영을 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제도의 실패와 인물의 실패를 짚어보고 구조개혁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 개헌을 비롯해서 국정운영 등 정치시스템을 바꾸는 계기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검찰 개혁 문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젠다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 정권의 중요한 축이 사정 권력을 마음대로 활용하고 통제한 거 였다. 검찰이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법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비주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일부러라도 비주류를 뒀어야 한다. 가령 5공 때는 2중대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민한당을 만들었다. 구색 맞추기라고 하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필요한 거다. 비판세력이 있어야 건강하다. 박 대통령은 생각 자체가 독재적이었다. 공천도 일방적으로 했다. 역대 어느 정권마다 당에 소장파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소장파가 어려울 때마다 역할을 한 거다. 중간층에 희망도 주고 개혁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하는데, 소장파가 말살됐다. 성역이 있으면 소장파가 아니다. 권력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망한다.
야당도 제 역할을 못했다. 당 내 견제 세력 뿐 아니라 당 외부에서도 역할을 못한 것이다. 자기들끼리 패권 다툼만 했다. 야당이 제 역할 못하는 것은 상당부분 검찰 때문이다. 요즘은 정치자금이 어렵기 때문에 다들 취약하다. 검찰을 선출직으로 바꾸든지 해야 한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 우리나라도 법치국가로서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이 나눠져 있다. 제왕적이라고 할 만큼 대통령의 권한이 크지는 않다. 문제는 인사권과 예산권 특히 인사권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이 절대적인 게 문제다. 각 부처 장관과 국장까지 청와대에서 결정하는 구조다. 공무원은 승진이 목표인데 청와대나 대통령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사정기관도 최순실 존재를 알면서도 모른 척 했을 거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은 공적 시스템을 붕괴시켜 사유화 했고 이를 통해 사익까지 취했다. 이는 법률에 의해 처벌을 받아야 한다.
법치국가로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제도적인 절차를 거쳐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느꼈다. 개헌의 필요성, 대통령 권한 문제에 대한 인식, 양당 체제의 문제, 탄핵에 대한 의미 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완성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점이라는 것에서 보면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 검찰, 국정원,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은 최순실의 존재에 대해 어느정도 알았을 것이다. 이런 자리는 대통령이 임명했다 하더라도 대통령의 사람으로만 일하면 안 된다. 문고리 3인방은 오랜기간 함께 일해와 힘든 상황이라고 해도, 민정수석이나 이런 사람들은 수행해야 할 자신의 역할이 있다. 그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 때 다소 작동하는 듯 했지만 결국 덮었다. 자기가 가진 직보다 대통령을 보필하고 보위하는데만 충실하다. 그래서 대통령이 용인한 사건은 그냥 덮는 거다. 부처 장, 차관, 청와대 수석비서관도 마찬가지다. 직을 던지고 나오거나 직언할 수 있냐 하면 쉽지 않은 문제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요직에 올랐다는 것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공직에 있었던 사람 입장에선 자신의 명예가 달린 문제일 수 있다.

◇박근용 참여연대공동사무처장= 검사 출신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가면 청와대가 검찰 정보를 빼내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법무장관을 비롯해 법무부 고위직도 그렇고 검사출신이 민정수석실에 들어가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법적으로 금지를 시키는 방식도 있지만 청와대 비서진을 짤 때 이런 인식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있는 제2의 특별수사기구도 필요하다. 공수처라는 형식으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니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좋다. 국회에 대통령실에 대해 따져 물을 수 있는 권한도 더 줘야 한다. 상시청문회를 연다든지, 증인 출석이나 자료 요청에 대해 반드시 응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6월부터 서울집값 급등? 납량특집 수준의 대폭락 온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부꾸미
머니투데이 수소대상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