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오죽하면 아줌마·할머니들이 이 날씨에 촛불을…"

머니투데이
  • 김민중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25,386
  • 2016.11.26 19:52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눈비 뚫고 평범한 시민들, "박근혜 대통령 퇴진" 거리로 쏟아져…"너무 부끄럽다"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제공=뉴스1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제공=뉴스1
"사진 한 장만 부탁합니다"

관광지가 아니다. 주말인 26일 오후 4시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풍경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온 가정주부 서모씨(62·여)와 정모씨(62·여)는 '박근혜 퇴진' 피켓을 들고 행인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했다. 육십 년 넘게 평생을 살면서 처음 집회에 참가했다는 이들은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서씨는 "우리는 동네 이웃으로 평범한 아줌마들"이라며 "나라가 어쩜 이 지경인지, 오죽했으면 우리 같이 집회에 아무 관심 없던 사람들도 이러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200만의 함성 200만의 촛불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5차 촛불집회)이 펼쳐졌다.

지난달 29일 이후 5번째 열린 대규모 시위로 저녁 7시 현재 주최 추산으로 100만명(경찰 추산 26만명)이 넘는 기록적 인파가 모였다.

인파 속에는 시민단체 운동가나 정치인뿐만 아니라 소위 데모나 집회와 담을 쌓고 살던 남녀노소 평범한 시민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대부분 가족이나 연인, 친구 혹은 서씨와 정씨처럼 동네 이웃끼리 나왔다.

부인과 처형, 고등학생 자녀 2명과 함께 나온 회사원 박동희씨(51)는 "지난주 집회 때는 혼자 나왔지만 오늘은 가족 전체를 데리고 나왔다"며 "박 대통령이 전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것 같아 더욱 강한 퇴진요구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부부 동반으로 나온 시민들도 많았다. 남편 손을 잡은 학원 강사 최모씨(52·여)는 "아들은 미국에 있고 딸은 일하고 있어서 그렇지 원래 우리도 온 가족이 집회에 참가하려 했다"며 "박 대통령 퇴진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해 나왔는데 시민들의 성숙한 집회 문화 덕분에 희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부부도 '셀카'를 찍었다. 최씨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우리가 역사적 순간에 함께 했다는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가 첫 번째고 사진을 카톡이나 네이버 밴드에 올려 더 많은 사람이 집회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려는 게 두 번째"라고 말했다. 최씨의 남편 박모씨(55)는 "현장에 있으니 마음 속에서 울컥하는 게 있다"고 말했다.

평상시라면 주말을 맞아 데이트를 즐길 20대 연인들도 이날만큼은 촛불을 들었다. 연인 사이인 대학생 서모씨(25)와 김모씨(25·여)는 "데이트보다 이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 난생처음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전했다.

환갑맞이 동창회를 하던 중 화가 나 집회까지 참석한 무리도 있었다. 금융권에서 임원까지 하고 퇴직했다는 홍모씨(60)는 "종로3가에서 모임을 갖다가 친구 2명을 데리고 나왔다"며 "개인적으로는 3번째 나온 것인데 삼세판이라는 말이 있듯이 오늘만큼은 어떻게든 박 대통령 퇴진을 이끌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중·고등학생들은 한데 모여 광장에서 목소리를 냈다. 중학생 장해미(16·여)양은 발언대에 올라 "박 대통령이 대통령 되고 얼굴이 정말 어려지셨는데 정신연령도 어려지신 것 같다"며 "그 큰 잘못을 하고도 어떻게 그렇게 모른 척하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학생 안유림양(15·여)은 "아버지가 건설노동자고 어머니는 유통 일을 하신다"며 "부모님이 힘들게 번 세금이 엉뚱한 데 쓰였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고령층 참가자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동네 이웃과 함께 나온 이모씨(79·여)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주기가 너무나 부끄러웠다"며 "집을 나설 때 눈이 많이 내렸지만 도저히 발길을 돌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인플레에 저성장…전 세계 '스태그플레이션' 경고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