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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같은 집회 계속됐다…5차 촛불집회 헌정사상 최대 13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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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1.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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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안치환 무대, '1분소등' 장관
평화·민주적 질서 유지…靑행진 시작

(서울=뉴스1) 사건팀 =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과 일대 도로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과 일대 도로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시민들의 열기는 올해 첫눈을 녹이고 그들이 든 촛불은 캄캄한 밤하늘을 밝게 빛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하나의 목소리는 이런 열기와 온기 속에 경복궁 너머 청와대 창문을 두드렸다.

26일 오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시민 130만명이 촛불을 들었다고 밝혔다.

헌정사상 최대 인파가 광화문을 메운 이날 시민들은 분노를 이성으로, 추위를 맞닿은 인연으로 누그러뜨리며 다시 한 번 성숙한 집회문화를 보여줬다.

◇축제같은 집회는 계속된다

퇴진행동은 오후 6시부터 '박근혜 아무 것도 하지 마라'라는 제목의 동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본 대회를 시작했다.

이날 집회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8시 정각에 있었던 '1분 소등'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들고 있던 촛불을 1분간 끄자 광화문광장은 암흑으로 변했다.

암흑 속에서도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하라"를 연신 외쳤고, 1분 뒤 다시 불을 켰을 때는 촛불을 더 힘차게 흔들며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이날 본집회에는 가수 안치환씨와 양희은씨 등이 출연해 시민들을 만났다.

안씨는 무대에 올라 "우리는 외신에서도 보도하듯이 평화롭고 가장 폼나는 비폭력 시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시간을 끌다가 더 초라하고 처참하게 내려오기 전에 인간적 예우를 갖춰주기 위함 임을 박 대통령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B시절부터 지금까지 쌍용자동차 사태, 세월호 유가족들, 최근 백남기 선생까지 쓰러져 간 모든 선생님들로 가슴이 아프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고 말했다.

안씨는 발언을 마치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자유', '권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등의 곡을 열창했다. 특히,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를 때에는 "제 노래 훼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 노래의 '사랑'을 '하야'로 바꿔주시면 좋겠다"고 시민들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가수 양희은씨는 '아침이슬', '행복의 나라', '상록수'를 열창해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양희은씨의 '상록수'는 지난 19일 전인권 밴드의 열창과 또다른 묘미를 안겨줬다. '상록수' 노래가 끝나자 광화문광장에는 무거운 침묵이 찾아드는 등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다.

집회를 끝낸 집회 참가자들 중 일부는 횃불을 들고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작했다.

소를 타고 등장한 참가자. © News1
소를 타고 등장한 참가자. © News1

◇"분노 해소해요"...'펀치'·'두더지잡기' 오락기 등장

사전집회에서는 이색 풍경들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오후로 들어서면서 서울에는 강한 눈발이 날리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아랑곳 않고 시위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한 참가자는 소를 타고 집회 현장에 나타났다. 이 참가자는 "내가 소를 데려온 것은 아니다"며 "소를 서울에서 만나서 그냥 올라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준비한 커다란 고래도 등장했다. 전인숙 4.16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분과장은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성형시술과 관련한 보도를 볼 때마다 가족들은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말했다.

민중미술가 임옥상 화백은 사전 집회에서 500m 길이의 천을 이용해 '백만백성'이라는 주제로 퍼포먼스를 펼쳤다. 임 화백에 따르면 이 작품은 '검은 아스팔트에 하얀 천을 깔고 직위가 없는 백만 민초들의 하얀 목소리를 담겠다는'는 뜻을 담고 있다.

임 화백은 이달 19일 열린 4차 촛불집회에서 현 정권을 비판하며 박을 터뜨리는 퍼포먼스로 큰 호응을 얻었다. 임 화백은 전날 취채진과 만나 "한 마디로 반항해라. 불의 권력 자본은 썩을 수 밖에 없다"며 "그리고 일반 시민에게 봉사하라. 이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자양분을 끄집어내 새로운 것을 발견하라"고 일갈했다.

자원봉사자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생활 요리조리법과 살림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커뮤니티 '82cook' 회원들은 이순신 동상 뒤편에서 시위 참가자들에게 무료 커피를 나눠주며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분노를 표출하라'는 뜻으로 펀치와 두더지잡기 오락기가 설치되기도 했다. 시민단체 '시민의날개'와 'SNS 청년모임 순실길밟기'는 광화문광장에 오락기를 설치하고 "평화롭게 시위를 하는데 분노를 밖으로 표출할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오락기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인근 상인들은 이번에도 '대목'을 맞았다. 노점들은 '시위 용품'인 양초뿐만 아니라 패딩, 장갑, 무릎담요까지 내놓고 팔았고 집회 현장 인근의 카페와 편의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시민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푸드트럭'은 시민들의 허기를 달래줬다. 광화문광장 근처에는 꼬치와 소시지, 어묵, 계란빵, 회오리감자 등 다양한 음식이 시민들을 맞았다.

◇시민들 "역사의 현장에 있고 싶었다"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 100만명이 모였다는 사회자의 공식 발표가 있자 참가자들의 함성은 더 커졌다. 한 시간 뒤에는 130만 인파의 거대한 촛불이 광화문광장을 물들였다.

시민들은 축제에 참가한 다양한 이유를 밝혔지만 단 하나의 공통점은 있었다. 바로 박 대통령의 퇴진.

주정환씨(44)는 "작은 희망의 촛불을 들기 위해 동참했다"며 "비가 와서 사람이 업을 거라고 해서 이럴 때일수록 가야한다고 생각해 더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과 아이 둘과 나온 김서란씨(46·여)는 "날씨도 안 좋고 감기가 심해서 고민을 했지만 역사적 현장에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평화롭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대영씨(29)는 "촛불집회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며 "정부가 아직도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고 느껴서 나왔다"고 말했다.

조성민씨(22·여)는 "역사적인 현장이 될 수 있는 사황이다"며 "큰 도움은 아니지만 뜻을 함게 하고 싶어 집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소모씨(68·여)는 "너무 화가 나서 일도 잘 안되고 밤에 잠이 안온다"며 "청와대가 검찰 수사를 사상누각이라고 했는데 자기반성이 없는 어이없는 평가"라고 비판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 거리로 '청와대 인간띠 잇기' 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진입하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 거리로 '청와대 인간띠 잇기' 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진입하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청와대 앞길서 평화시위 약속지킨 시민들

이날 사전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청와대 행진 일정을 그대로 지키며 스스로 물러나는 시민의식을 발휘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처음 진행된 청와대 인근 행진은 이런 성숙한 시민의식이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후 4시쯤 시민 20만여명은 청와대를 향해 사전행진에 나섰다. 오후 5시 35만명으로 늘어난 시민들은 청와대와 불과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주민센터, 430m 거리인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효자로), 새마을금고 광화문지점(자하문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삼청로) 등까지 차분히 행진했다.

이들은 행진과 동시에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쳐 청와대 주변을 쩌렁쩌렁 울렸다.

법원은 전날 이곳까지 행진과 집회를 허용하면서 시간을 해가 있는 오후 5시~5시30분까지로 제한했다. 우발적인 사고 등이 우려된다는 게 이유였다. 경찰이 정해진 행진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자 시민들은 아쉬워하면서도 자발적으로 물러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갔다.

오후 7시까지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100여명, 세움아트스페이스 앞에 수십명 등이 남아 경찰과 대치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일부 남은 시민들은 경찰의 해산명령에 맞서 주저앉거나 서로의 팔을 걸어 대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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