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으로 보는 증여세 절세 전략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여 큰 손실을 본 투자자 A씨. 당장 환매하여 현금화 하고 싶지만 다시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말을 들으니 환매가 망설여진다. 펀드 기준가가 상승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 보는 것 외에 A씨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은 없을까?

현 상황에서 제시할 수 있는 전략은 바로 증여다. 세무 전문가들은 증여하기 좋은 자산으로 향후 가치가 많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을 1순위로 꼽는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지금 현재 가장 저평가 되어 있는 자산이 증여하기 좋은 자산이다. 특히 주식형 펀드와 같이 투자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 하루하루의 주식 시황에 따라 평가액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따라서 일시적인 주가 하락으로 인해 펀드 평가액이 낮아졌고 조만간 크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펀드를 증여하는 경우 증여재산의 평가는 기준가격, 즉 증여일의 펀드 평가액으로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기준가격이 하락해서 평가액이 낮게 평가된다면 증여세를 절세할 수 있고 이후 펀드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수증자에게 귀속된다. 단순 현금 증여에 비해 절세 효과가 크다.

사례의 A씨가 3억에 매수한 국내 주식형 펀드를 평가액이 2.5억원인 시점에 성년 자녀에게 증여하고 이후 펀드 평가액이 3억원인 시점에 환매했다고 가정하자. A씨의 자녀는 2700만원의 증여세만 납부하면 되며 이후 발생한 5000만원의 수익은 모두 수증자인 자녀 앞으로 귀속된다. 만약 현금 3억원을 증여한 경우라면 A씨의 자녀는 3600만원의 증여세를 납부했을 것이다. 하락한 펀드를 증여 대상으로 활용하면서 900만원의 증여세를 절세할 수 있었던 셈이다.

펀드와 비슷한 자산이 바로 주식이다. 주식 또한 마찬가지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경우에 증여하면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주식의 경우 증여일의 주식 가격이 아닌 증여일 이전, 이후 각 2개월(총 4개월)의 최종 시세가액 평균액으로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주가의 하락이 일시적인 경우이거나 증여일 이후 2개월 사이에 크게 반등하는 경우라면 증여세 절세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증여 이후 예상과 달리 주가가 크게 상승하여 절세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증여 취소 규정을 활용, 증여세 신고기한 내에 증여했던 주식 그대로 다시 반환 받으면 증여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할 수 있다.

펀드나 주식, ELS와 같은 금융상품을 증여하는 경우 단순히 자산의 이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소득의 분산 효과까지 가져와 소득세 절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락한 상품에 한숨만 짓지 말고 증여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