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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주인을 힘들게 하는 못난 머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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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기자
  • 2016.12.02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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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으로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한국 사회 내부에서 숨죽이고 있던 갈등 요인들이 하나둘씩 표면화되고 있다.

진영논리나 이념논쟁 등이 그 대표적 예다. 이런 논쟁에 앞서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거나 간과했던 몇 가지 혼란스러운 개념을 우선 정리하고 가는 게 좋을 듯 싶다.

국가와 국민은 무엇이며, 위임자와 통치자는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이 바로 서지 않으면 이 혼란의 와중에 각자가 '다른 생각과 주장'들로 충돌해 해결점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 체제인 민주공화국은 1700년대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기초가 된 프랑스 사상가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 중 핵심 의제인 국민주권(인민주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은 '주권의 성립은 그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 계약에 의한 합의'라는 것이다.

루소는 저서 '사회계약 또는 정치권의 원리(사회계약론)'에서 인민(people)주권의 원리에 기반한 근대 민주주의 국가를 제시했다.

주권자인 개개인의 합의에 따라 국가가 성립되고, 일반의사에 따르는 국가 운영을 원리로 한다는 것이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정치는 주인인 국민들 개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고, 함양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설립은 집행권을 위임받은 것이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공무원이라는 자리는 국민들이 모셔야 할 위치에 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공복(국가의 심부름꾼)'이라는 얘기다. 국가 구성원 개개인의 의지를 모아 만든 자리인 만큼 예우와 존중은 하되 그 역할은 시민의 부림을 받고, 잘못하면 질책도 받아야 하는 사람이다. 과거 왕정 시대에 하늘의 뜻을 대리하는 대리자로서의 왕이 아니라는 얘기다.

루소는 국가체제(정부)를 민주정, 귀족정, 군주정의 3가지 형태를 기본으로 제시했다. 민주정은 국민 대다수가 입법권과 집행권을 가지고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말한다.

귀족정은 집행권이 소수의 행정관에게 위임되는 형태로 현대 사회는 선거에 의한 귀족 형태다. 현재의 대통령 및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 대의민주주의와 같다.

군주정은 정부의 기능이 오직 한 사람에게만 위임된 강력한 정부의 형태다. 권력이 집중된 만큼 수많은 결점도 함께 갖고 있으며, 국민 대다수의 공통적인 관심사인 '일반의지'와는 배치되는 '특수의지'가 관여될 소지가 있는 제도다.

루소는 독재적 형태인 군주제는 배제하고, 민주정도 수많은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의사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지나친 이상주의로 봤으며, 결국 선거에 의한 귀족정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을 보자. 국민들은 생업에 바빠 자신들을 대신할 대리인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았고, 그 아래에 공무원들을 두고 '귀족정' 대의민주주의 폈다.

하지만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은 귀족정을 넘어 군주정의 폐해까지 도달했다. 대통령과 그 주변인들은 '일반의지'가 아닌 '특수의지'로 사익을 편취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혼란 속에 대권 게임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며 주인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루소는 "국민은 좋아하면 수임자를 지정할 수가 있고, 또한 그만 두게 할 수도 있다"며 국민주권의 이념을 설명했다.

작금의 현실에서 참다못한 국가의 주인들이 매주 토요일이면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직접 민주주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머슴들이 제대로 일을 못하니, 나라의 주인들이 쉬어야 할 상황에 광장으로 몰리는 것이다. 정치권의 통렬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1부 재계팀장(부장)
산업1부 재계팀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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