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박스권' 역발상 트레이딩 전략이 필요

연말 장세는 보통 내년을 보고 움직이게 된다. 역으로 내년의 경기와 실적을 올해 주가가 미리 반영해 가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연말 장세는 내년에 대한 투자자들의 생각이다. 실제 코스피가 지지부진했던 해의 다음 해에는 경기나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경우가 많지 않다. 주식 시장이 급락했거나 혹은 급등했다면 이는 내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전자는 기저 효과에 대한 기대감, 후자는 펀더멘탈 개선에 대한 기대감 등이다.


하지만 올해 장세는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고, 연말 장세 역시 지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보면, 내년 경기나 실적에 대해 투자자들이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고 실제로도 펀더멘탈 개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상황을 보더라도 수출 회복이 생각보다 지연되고 있고, 내수는 소비성향 악화 지속, 부동산 시장 센치멘트 악화, 구조조정 우려, 정치적 불확실성, 중국 관광객 감소 우려 등으로 아직도 개선 기대감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12월 미국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불확실성 해소로 강 달러 압력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연말 연초는 유로존 선거 및 브렉시트 등 이벤트가 많고 ECB의 QE(양적완화) 추가 연장 가능성이 높아 유로화 약세 요인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강 달러가 빠르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가, 금리 등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경기 개선이 동반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호재로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오히려 경기 흐름 악화로 금리는 연말, 연초 급등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제 투자자 입장에서는 올해 펀더멘탈을 반영한 기존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내년에 좋아질 주식을 선 취매하는 포트폴리오의 조정기를 맞이한다. 그래서 연말, 연초에는 보통 주가가 부진했던 종목들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나는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 연말 장세에 대한 기대는 낮추고 가치주냐, 성장주냐를 떠나 낙폭이 과대했던 종목들에 대한 역발상 트레이딩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국면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