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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스튜어드십코드, 국민연금 논란재발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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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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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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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위한 2차 공청회'가 열렸다. /사진제공=한국기업지배구조원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위한 2차 공청회'가 열렸다. /사진제공=한국기업지배구조원
'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이하 스튜어드십코드, Stewardship Code) 발효를 앞둔 가운데 국내 최대 큰 손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에 즉시 서명기관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우창 경제개혁연구소장 겸 고려대 경영대 부교수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위한 2차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여해 "이번 코드가 국민연금의 기여없이 도입이 되더라도 국민연금은 즉시서명 기관으로 참여해 자산운용자로서 뿐 아니라 자산소유자로서 다른 기관투자자들의 모범이 돼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7월 삼성물산 합병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현재 검찰의 수사대상이 됐다"며 "핵심은 국민연금이 국가권력자나 재벌총수의 이익을 위해 고객인 국민연금 가입자의 이익을 저버렸다는 것으로 이는 스튜어드십코드 원칙 2(기관투자자는 고객과 수익자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행동할 의무가 있다)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이번에 스튜어드십코드에 서명기관으로 참여한다면 삼성물산 건과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효과적 차단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튜어드십코드란? 남의 돈을 맡아 운용하는 이들의 책무
한국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기 위한 작업은 지난해 3월 코드제정위원회의 출범 이후 1년9개월에 걸쳐 진행돼왔다.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행동원칙을 자율규범 형태로 만들어 지키도록 하자는 게 도입취지였다.

한국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는 크게 개인과 외국인, 기관으로 나뉜다. 집계치가 나오는 최근치인 2013년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 지분의 35.2%가 외국인에게 속해 있고 일반법인(24.4%) 개인(19.7%) 기관(17.7%) 등이 주요 주식투자 주체로 꼽힌다.

이 중 기관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금융투자(증권사) 보험 투신(자산운용사 등) 기타금융 은행 연기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기자본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기관도 있지만 상당 기관은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다. '남의 돈을 끌어모아 투자해서 이익을 얻은 후 수수료 등 수익을 얻는 회사'가 바로 기관투자자라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볼 때 남의 돈을 받아 운용하는 이라면 돈을 맡긴 주체의 이익에 맡게 돈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일반투자자와 기관과의 사이는 주인과 집사(Steward) 또는 위탁자와 수탁자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만약 집사나 수탁자가 주인 또는 위탁자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경우 자본시장의 신뢰성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중장기적인 자본시장 발전은 요원한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코드제정이 추진된 이유는 기관투자자들이 과연 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주총회 시즌에 기관투자자들의 소극적 대응이다.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총회에서 상장사의 이사회가 내놓은 주요 안건에 기계적으로 찬성하는 '거수기'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기관투자자들이 주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혹시라도 상장사들이 오너일가나 지배주주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해하는 계획을 추진하더라도 이를 막지 못하게 된다. 이같은 우려는 매년 정기주총 시즌 때마다 제기되곤 했다.

이 때문에 당초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과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연구원, 한국거래소 산하의 기업지배구조원, 운용업계 등이 기관투자자의 책임을 연성규범(Soft Law) 형태로 규정한 스튜어드십코드 제정을 추진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주주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일반투자자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결정을 내리게끔 프로세스를 만들자는 이유에서다. 이후 관(官) 주도가 아닌 민간주도의 제정필요성이 제기되며 금융위, 금감원이 빠지고 그 자리를 학계출신이 채웠다.

현재 스튜어드십코드 제정안은 △도입목적과 의의 등 내용을 다룬 총론과 △원칙의 적용대상, 성격, 이행방법 등의 내용을 다룬 부분 △그리고 세부코드 7가지 항목이 있다. 7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기관투자자는 고객, 수익자 등 타인자산의 관리자·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명확한 정책을 마련해 공개해야 한다.


2. 기관투자자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실제 직면하거나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이해상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해 효과적이고 명확한 정책을 마련하고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3. 기관투자자는 중장기적인 회사가치, 그에 따른 투자자산 가치의 보존·증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투자대상 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4. 기관투자자는 투자대상 회사와 공감대 형성을 지향하되 필요한 경우 수탁자책임 이행을 위한 활동전개 시기와 절차, 방법에 관한 내부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5. 기관투자자는 충실한 의결권 행사를 위한 지침·절차·세부기준을 포함한 의결권 정책을 마련해 공개해야 하며 의결권 행사의 적정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의결권 행사내역과 각 경우의 사유 역시 공개해야 한다.


6. 기관투자자는 의결권 행사와 수탁자 책임 이행활동에 관해 고객과 수익자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7. 기관투자자는 수탁자 책임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필요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국민연금이 문제되는 이유
대다수 국민에게 국민연금은 현재의 소득 중 일부를 강제적으로 적립해 노후에 대비하기 위한 수단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은 512조3000억원으로 전 세계 주요연기금 중 규모가 3위에 달한다.

이 기금은 바로 국민들의 소득에서 갹출된 금액이다. 국민연금은 이 자금을 적절한 주식, 채권 등 다양한 투자수단을 활용해 자산가치의 보전과 자산증식을 도모하게 된다. 가입자인 국민과 국민연금은 바로 앞서 살펴본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관계와도 같다.

국민연금은 기금을 자체적으로 운용하기도 하지만 일부를 민간의 자산운용사 등에 위탁해 운용하기도 한다.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사이에서는 다시 위탁자와 수탁자 간의 관계가 성립된다. 물론 국민연금이 외부에 위탁해 자금을 운용하는 이유도 효율적인 자산관리를 통해 국민에게 돌아갈 연금을 보다 많이 지급하기 위해서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이행하겠노라고 선언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기관투자자가 자사에 돈을 맡긴 일반투자자에 대해 이행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책임을 지게 된다. 돈을 맡긴 국민들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마련해 이를 공표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자본시장의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에게 부여된 사명이기도 하다. 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을 선언하게 되면 국민연금기금을 수탁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등 여타 기관투자자들도 코드에 참여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실제 이 코드에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우선적으로 꼽히는 것이 정부당국간 알력이 꼽힌다. 자본시장 관련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당초 스튜어드십코드 제정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가 반발해 국민연금의 참여가 불발된 바 있다"며 "금융위가 주관해 제정되는 스튜어드십코드를 국민연금에 적용할 수 없다는 반발심리가 있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이 개입해 기관투자자를 통해 기업경영에 간섭하려 한다는 우려도 국민연금이 코드참여를 주저케 하는 요인"이라며 "코드가 실제 도입된더다라도 자본시장의 가장 큰 손이자 다수 기관에 자금을 위탁하는 국민연금이 참여하지 않으면 코드의 실효성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참여를 유도하려면
김우찬 교수는 "국민연금은 그간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할 경우 (국민연금의 투자가) 경영참가 목적의 투자로 분류돼 대량보유 등의 보고(5% 룰), 임원 등 소유상황 보고(10% 룰), 단기매매 차익반환 등에 있어 국민연금에 주어진 특례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주주권 행사에 소극적이었으나 이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상 경영참가 목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은 주주제안을 하거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거나 위임장 대결 등을 벌이는 경우를 의미하므로 이같은 경우에는 국민연금기금도 더 이상 지분노출을 꺼리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5% 보고와 10%보고에 있어 트계를 인정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경영참가 목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은 그 투자기간이 상당히 길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 경우에는 6개월 이내 단기매매 상황을 상정할 필요가 없어 단기매매 차익반환에 관한 특례를 인정해 줄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이 가지는 복합적인 성격을 감안해 국민연금에 맞는 수탁자책임 이행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원종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일반 재무적 투자관점에서 바라보는 수익률의 획득 외에 기업의 구조개선을 넘어서는 영역으로까지 발전시키는 유인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이 이번 코드의 제정 외에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 조사관은 "국민연금은 연금가입자 범위가 현행 연금보험료 납부자 외에 연금 수령자, 미래 연금가입자까지도 포괄돼야 하는 문제"라며 "가입자 이익을 극대화하는 부문에서 현재의 수익성 외에 보다 넓은 범위의 책임이 수반되는 기금"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민연금 투자대상 역시 국민연금의 가입자이고 투자대상에 의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그룹 역시 동일한 가입자로서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일반 자산운용사들과 차별되는 투자지평을 가지고 의결권 행사기준을 마련할 수 있어 사회적으로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면이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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