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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부산 소녀상' 갈등…진퇴양난 빠진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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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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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0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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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소녀상 문제 해결노력' 12·28 합의 문구가 '불씨'…당분간 한일 관계 급랭 불가피

겨울비가 촉촉히 내리는 지난 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해맞이 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을 찾은 시민들이 소녀상 얼굴에 흘러내리는 빗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뉴스1
겨울비가 촉촉히 내리는 지난 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해맞이 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을 찾은 시민들이 소녀상 얼굴에 흘러내리는 빗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뉴스1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과 관련해 아베 신조 총리가 "성의를 보이라"며 사실상 철거를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일 12·28 위안부 합의에 '소녀상 문제'를 언급한 만큼 일본측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는데다 국내 여론상 부산 소녀상 철거에 개입할 수도 없는 외교부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아베 총리는 8일 NHK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부산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협정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는 점을 서로 확인했다"며 "일본은 성실하게 의무를 수행하고 10억엔을 이미 갹출하고 있다. 한국이 제대로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권이 바뀌어도 합의를 실행하는 것이 국가 신용의 문제"라며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도 철거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베 총리까지 직접 '국가의 신용문제'를 언급하며 소녀상 철거의 뜻을 밝힌 것은 일본이 이번 문제를 쉽사리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일본 외무성은 부산 소녀상에 대한 항의 표시로 자국 주한대사와 부산 총영사를 일시귀국 조치했다. 이에 따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는 오는 9일 일시 귀국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한일 통화스와프협정 협의를 중단하고 한일 고위급 경제협력회의도 연기했다.

일본이 이처럼 강경한 조치를 잇따라 내놓는 배경에는 '소녀상 문제'가 2015년 12·28 합의로 완전히 해소됐다는 '믿음'이 있다.

일본 정부는 12·28 합의에 소녀상과 관련 '한일 정부가 관련 단체와 협의해 적절히 해결하기로 노력한다'는 문구가 포함된 것을 10억엔 출연에 대한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소녀상 철거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국내서 논란이 일 때마다 합의에 소녀상 이전 혹은 철거를 명시하지 않았다면서, "민간단체에서 세운 것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발을 빼왔다.

우리 정부로서는 일본측이 강력히 요구하는 '소녀상' 문구를 포함하지 않을 수 없어 최소한의 타협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한일 간 갈등의 '불씨'를 남기는 자충수를 둔 셈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12·28 합의는 일본측이 해석하기론 10억엔 주고 소녀상 문제를 더이상 쟁점화하지 않겠다는 기대치가 있었을 것이고 한국 정부도 당시 어떻게든 이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며 "사실 소녀상 문구를 포함시키는 건 들어줘서는 안 되는데 어정쩡하게 합의를 했고 결국 부산 소녀상 문제로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예견된 것인 만큼 외교부는 현재로서 문제 해결을 위한 뚜렷한 묘수가 없는 상황이다. 외교부는 지난 6일 일본 정부의 대사·총영사 일시귀국 결정 이후 야스마사 대사를 불러들여 유감을 표명한 이후 공식적으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특별히 없다"며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의 동력을 살리고 한일 관계를 원만히 관리한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며 다양한 물밑 접촉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부산 소녀상 설치에 대해서도 "외교공관의 보호와 관련된 국제 예양(禮讓) 및 관행이란 측면에서 적절한 장소에 대해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는 기존 입장 발표 외에 추가로 개입하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측은 부산 소녀상이 철거되지 않는 한 강경한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당분간 한일관계 악화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 교수는 "일본도 한국 정부가 나서서 소녀상을 철수할 수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일본이 이번에 특별히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한국 차기정부에 대한 길들이기, 외교 견제용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역시 아베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손편지를 쓸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다"고 발언하는 등 합의 정신에 위배되는 행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 문제에 일부 책임이 있다"며 "합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양국이 과연 12·28 합의가 무엇이었나 원점에서 돌아보고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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