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 출시…홈비서 시장 출사표(종합)

임헌문 KT Mass 총괄사장이 17일 광화문 KT스퀘어 기자 간담회에서 '기가 지니 ' 출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 "지니야, 오늘 스케줄이 어떻게 되지?" 주인 목소리가 들리자 테이블 위 IPTV(인터넷 TV) 셋톱박스의 LED(발광다이오드) 불빛이 밝게 빛난다. 곧이어 TV 화면에 일정을 띄우며 "오늘 00시에 소개팅이 있어요"라고 답한다. 스케줄만이 아니다. 주인은 또 오후에 비가 올 것이란 ‘지니’의 조언에 우산을 챙긴다. KT가 17일 시연한 AI(인공지능) TV 셋톱박스다. 지난해 음성비서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SK텔레콤과 함께 AI 홈비서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KT (33,300원 ▼350 -1.04%)는 17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AI TV ‘기가 지니’를 이달 중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가 지니’는 IPTV 셋톱박스에 스피커·카메라 등을 결합한 AI 기반 홈비서 서비스다. SK텔레콤 ‘누구’ 등 음성비서 스피커가 ‘청각’에 초점을 맞췄다면 TV, 카메라 등과 결합된 ‘기가 지니’는 ‘시청각’까지 포괄한 AI 홈비서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기존 셋톱박스 대신 ‘기가 지니’ 단말기를 TV와 연결하면 TV화면을 보며 음성명령으로 실행할 수 있다. 가령 뉴스를 보다 드라마로 채널을 변경하려면 "지니야, ○○○ 틀어줘"라고 말하면 된다. 이외에도 사용자의 음성명령에 따라 일정, 날씨, 교통정보 등을 알려주거나 음악을 틀거나 영화, 음식배달까지 가능하다.

‘지니뮤직’과도 연동된다. 듣고 싶은 곡명과 가수 이름만으로 해당 음악이 재생된다. 또 "지니야, 치킨 먹고 싶어"라고 하면 위치정보에 기반해 집 주변 매장 목록을 보여준다. 사용자가 원하는 매장을 선택하면 곧바로 주문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지니야, 000번 버스 언제 도착하니?"라고 물어보면 집 근처 등록 정류장에 몇 분 후 해당 버스가 도착하는지도 알려준다. 이외에 도어록, 홈캠, 실내공기, 가스밸브 등 가정 IoT(사물인터넷) 기기도 음성명령으로 제어할 수 있다. 호출어는 ‘기가 지니’ ‘지니야’ ‘친구야’ ‘자기야’ 4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기가 지니’는 TV와 연결하지 않고 단독 스피커 형태로도 쓸 수 있다.

KT가 AI 홈비서시장에 뛰어들면서 SK텔레콤의 음성비서 스피커 ‘누구’와 정면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SK텔레콤이 지난해 9월 출시한 ‘누구’는 넉 달간 총 4만대가 팔려나갔다.


이에 대해 백태규 융합기술원 서비스연구소장은 “‘기가 지니’는 셋톱박스와 연동돼 기술적 서비스 플랫폼이 다 엮여 있고, 확장성이 충분하다”며 “특히 한국어 인식률은 국내 최고수준일 것”이라며 자신했다.

KT는 ‘기가 지니’를 우선 가정생활 필수 플랫폼으로 정착시킨 뒤 에너지, 자동차 등 다양한 서비스에도 플랫폼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임헌문 KT Mass총괄 사장은 “KT의 유무선 네트워크와 20년 가까이 쌓아온 인공지능 기술, 빅데이터 역량이 집약된 ‘기가 지니’가 가정의 모습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에너지, 차량 등 다른 분야에도 ‘기가 지니’ 접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가 지니’는 올레TV 가입자는 기존 셋톱박스 교체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단말 임대료는 3년 약정 기준 월 6600원으로 책정됐다. 올레TV 12 이상 요금제 가입자의 단말 임대료는 2200원이 할인된 월 4400원이다. 올레TV 가입자가 아니면 단품 ‘기가 지니’를 29만9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KT 기가 지니 /사진제공=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