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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분석]⑥대통령과 범죄 공모 인정했던 정호성…그는 역시 '문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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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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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1.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1.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자신의 형사재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범죄 공모관계를 인정한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19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7회 변론기일의 증인으로 출석해 시종일관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전날(18일) 열린 형사재판에서 기존 입장을 바꿔 자신의 범죄혐의는 물론, 특히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던 정 전 비서관이었기에 하루 뒤인 이날 그의 탄핵심판 증인출석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 컸다.

하지만 헌재에 출석한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 등에게 청와대 문서를 보내주도록 한 것은 본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박 대통령을 감싸는 취지의 증언으로 일관하며 전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 정호성 혐의 인정, 朴대통령 보호 위한 '소송전략'?

이날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내지는 국정개입을 전면 부인하는 증언을 했다.

대통령 말씀이나 연설문 등을 최씨에게 보낸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들이 알아보기 쉬운 표현을 위해 의견을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그뿐만이 아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메일 계정을 공유하며 다수의 서류를 최씨와 공유했지만 모든 문건을 대통령이 개별적으로 지시해서 보낸 것은 아니고 본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과 최씨가 2년간 1197회 문자 교환과 895회의 전화통화를 하는 등 총 2092회 통신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형사재판에서 밝혔다. 또 압수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 및 최씨와 나눈 대화내용을 확보해 녹취록으로 만든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결국 정 전 비서관이 형사재판에서 대통령과의 범죄 공모를 인정한 것은 증거가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태에서 계속 혐의를 부인할 경우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소송전략 상의 판단으로 분석된다. 검찰이 이미 자신의 범죄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정 전 비서관은 171건에 달하는 누출 문서를 박 대통령이 건건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공무상비밀누설을 공모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이)모든 사안에 있어 지시를 하지는 않았고 포괄적인 지시 사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의 발언은 대통령이 지시하지 않아도 자신이 '알아서' 최씨에게 문서를 보냈다는 취지로 박 대통령의 공무상비밀누설에 대한 책임을 감경시킬 수 있다.

이 경우 본인에게는 다소 불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공무원신분에서 대통령의 지시를 따른 것뿐이라고 할 경우 공무상비밀누설혐의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된다. 하지만 대통령 입장에서는 형사책임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이고 탄핵소추 사유가 입증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 전 비서관의 이러한 태도를 대통령 보호를 위해 본인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본다. 더욱이 정 전 비서관이 받고 있는 범죄혐의는 공무상비밀누설혐의로 법정 최고형은 징역 2년에 불과하다. 사실상 형이 무겁지 않은 편으로 범죄혐의를 전부 인정하면서 박 대통령의 책임을 감경시키는 전략은 정 전 비서관 입장에서는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 정호성, 최순실 의견 반영은 민심 수렴 차원?…결국 탄핵사유 입증한 셈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최순실씨)의견을 들어보고 반영할 것이 있으면 반영하라"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순실씨가 연설문 등을 수정할 능력이 없다"면서 "정책적으로 판단해 고치고 그런 능력을 가진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과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이 단지 연설문 자구를 수정하는 정도의 역할만 했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최씨의 의견을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최씨가 국정에 깊게 관여하지 않았고, 관료집단을 벗어난 다양한 집단의 의견을 수렴하는 수준으로 '국정운영'을 잘하려는 의도였다는 주장인 셈이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의 증언이 외려 박 대통령의 탄핵사유를 입증한 셈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이 하루 평균 세 번꼴로 최순실씨와 문자 또는 통화를 했다는 사실이 공직자가 아닌 최씨가 청와대 업무프로세스 내지는 시스템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라는 의견이다.

또 최씨의 의견반영이 민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그 채널이 오로지 최순실씨에 국한돼 있었다는 것이 비선의 국정관여를 증명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결국 정 전 비서관이 형사재판에서 범죄혐의를 전부 인정하는 등 급격하게 태도를 변경한 뒷 배경은 박 대통령에 대한 '충정'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법조전문기자·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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