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출시 예정인 차세대 아이폰의 사양에 대한 루머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 출시 10년을 맞은 올해 애플이 디스플레이에도 큰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의 수혜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1일 LG디스플레이 (16,750원 ▼550 -3.18%)는 1.31% 상승한 3만1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15년 1월 고점보다 17%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주인 동아엘텍 (8,630원 ▼70 -0.80%), 비아트론 (10,100원 ▼50 -0.49%), 테라세미콘 (16,000원 ▲450 +2.9%)도 지난해 고점 대비 9~28% 떨어진 상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 차세대 '아이폰8'(가칭) 시리즈가 4.7인치, 5.5인치, 5.8인치 등 3가지 모델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5.8인치 모델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나머지 모델도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대신 OLED 패널이 쓰일 가능성도 있지만 공급 부족으로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애플이 OLED 패널로 옮겨가든 LCD 패널을 유지하든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차기 아이폰에 OLED 패널을 단독으로 공급할 예정인 가운데 5월부터 패널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에 LCD 패널을 공급해온 LG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OLED 패널도 공급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LG디스플레이의 6세대 플라스틱 OLED(POLED) 월 생산능력은 3만∼6만장으로 예상되며 향후 최대 6만∼8만장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량의 30% 수준을 확보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아이폰의 제2 공급업체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양산 능력과 기술력을 고려할 때 일본·중국의 중소형 OLED 업체들은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 업체들이 요구하는 높은 사양의 패널 양산이 어려워 2020년까지 아이폰 OLED에 대한 한국 업체들의 독과점적 공급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이 4.7인치와 5.5인치 모델에 계속해서 LCD 패널을 사용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김 연구원은 두 모델이 전체 아이폰 물량의 60∼70%를 차지해 '아이폰8'에 대한 LG디스플레이의 공급 점유율도 작년과 같이 1위(40%)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사상 최대 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9360억원, 9430억원이었다. LCD 판매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삼성전자 (67,500원 ▼600 -0.88%) 디스플레이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조4200억원, 영업이익 1조34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역시 LCD 패널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실적발표 전후로 LG디스플레이 주가가 크게 조정됐다"며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조6000억원, 밸류에이션은 주가수익비율(PER) 5.7배까지 낮아져 단기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