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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천하'로 끝난 '반기문 대망론'…빅텐트 못펴고 불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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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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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0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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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친박후보서 '중도·보수 대통합'으로 선회…구설·측근비리 등으로 입지 약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차기 대선의 유력 보수 후보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함께 차기 대선주자 '2강' 구도를 형성해온 그의 국내 정치행보는 '20일 천하'로 막을 내리게 됐다. 잦은 구설과 친인척 비리 의혹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제3지대 빅텐트' 주도권 장악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주도해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새누리당·바른정당·정의당 대표들과 연쇄 회동한 뒤 내린 '깜짝 발표'였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새벽 혼자 발표문을 만들었으며, 측근들에게조차 불출마 의사를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민생과 안보, 경제위기 난국 앞에서 정치지도자들이 목전에만 급급한 것을 보며 많은 분들이 개탄과 좌절을 표했다"며 "나라 밖에서 느꼈던 우려가 피부로 와닿는 시간이었고 10년간 전세계를 돌며 성공하고 실패한 지도자를 본 저로서는 정치에 투신할 것을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인격살인에 관한 음해와 가짜뉴스로 인해 정치명분이 실종되면서 저 개인과 가족, 10년간 봉직한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를 입었고 결국 국민들에게도 누를 끼쳤다"며 "또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와 편협한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고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2015년 말 친박계에 의해 '반기문 대망론'이 촉발되면서 대선주자로 본격적으로 떠올랐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뉴욕에서 반 총장과 수차례 만난 각별한 친분이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5월 방한해 "대권후보로 언급되는 데 자심감을 느낀다. 임기 후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말했지만 출마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그는 유엔 사무총장 재직 중임에도 이례적으로 한국 정치권에 쓴소리를 하며 친박계와 결별, 중도·보수층을 아우르는 정치 대타협과 정계개편을 주장했다. 귀국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국민대통합'과 '정치교체'를 내세우며 "한 몸 불사르겠다"고 대권 포부를 밝혔다.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전국을 무대로 한 '민생행보'를 통해 '세 몰이'에 나섰으나 각종 구설이 더욱 주목받았다. 오랜 해외생활로 첫날 공항철도 이용권 발매부터 편의점에서의 생수 구매, 사회복지시설 턱받이 착용, 퇴주잔에 이르기까지 일거수일투족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지난달 18일에는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아주 나쁜 놈들"이라며 격분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기에다 반 전 총장의 동생과 조카 등이 연루된 친인척 비리가 잇따라 드러나고 친이계(이명박계)로 구성된 측근들의 '올드한 이미지'가 부각되며 지지율이 떨어지며 10%대로 하락했다. '진보적 보수주의자' 등 모호한 포지셔닝으로 보수진영의 표심을 잃으면서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보수 지지자들의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한때 반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바른정당과 새누리당 모두 서서히 등을 돌렸다.

이런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은 전날 '대선 전(前) 개헌추진협의체' 구성을 전격 제안했으나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개헌을 고리로 자신이 주도하는 정치통합을 구상하던 반 전 총장으로서는 '출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불출마 발표 후 참모들에게 "순수하고 소박한 뜻을 갖고 시작했는데 너무 순수했던 것 같다"며 "정치인들이 자꾸 사람을 가르려고 하더라. 정치인이면 진영을 분명히 하라고 요구하더라. 난 보수지만 그런 이야기는 양심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랜 기간 '보수 1위'를 지켜오던 반 전 총장의 갑작스러운 불출마로 차기 대선 정국은 다시 안갯속으로 접어들게 됐다. 특히 반 전 총장의 지지세력의 향방이 관심사다. 반 전 총장은 '반사모(반기문을사랑하는모임)', 반딧불이 등 대규모 팬클럽과 외곽조직을 갖추고 있다.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정치결사체인 '대한민국 국민포럼'은 오는 8일 대규모 행사를 열고 반 전 총장의 '빅텐트'를 본격 지원할 예정으로 준비중이었다. 반 전 총장과 뜻을 함께 해온 정진석 의원 등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의 거취도 향후 대선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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