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데 대해 "애석한 일이지만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께서 국가를 위해 봉사하려는 각오를 피력하다가 그 뜻을 접은 데 대해 우선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감은 못 잡았지만 예상했던 일"이라며 "이번 주 내에 끝날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의 불출마를 예상한 근거로 최근 반 전 총장과의 회동 당시 오간 대화 내용을 들었다. 그는 "반 전 총장은 이미 시대 정신을 잘못 읽고 있었다"며 "예를 들면 (반 전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직 기대 같은 것을 하고 있는 것이 어렵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반 전 총장과 만나서 '어떻게 박 대통령에게 잘 되길 비냐, 그 좋던 지지도가 그래서 추락한 거니 확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 전 총장이 (그 이후) 조금 바뀌었나 했더니 어제 촛불 집회에 대해 '변질됐다'고 말했다"며 탄식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이 훌륭한 외교관이었을망정 국민 속에서 함께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심과 시대흐름·시대정신을 잘못 파악한 것 때문에 불출마 선언을 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박 대표는 또 황교안 국무총리 중심의 보수 결집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보수 표가 일정 부분 황 총리 쪽으로 집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보수가 집결한다 해서 박 대통령을 이어가는 정권 재창출은 단연코 없다"며 "정권교체가 확실히 된다는 의미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박 대표는 대선 주자가 아닌 국정 운영 파트너로서는 반 전 총장에 손을 내밀 여지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반 전 총장이 정치마저도 접겠다 했지만 만약 국민의당이 집권하면 그분의 높은 경험과 경륜을 받들어 함께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