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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떠밀려' 멘토로…서글픈 '미혼 사무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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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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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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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 예비사무관 합숙교육…부처에선 "사무관에 떠넘기기·업무공백" 불만 토로

지난 2015년 4월 5급 공무원 공채 및 민간경력채용 합격자들의 제60기 신입 관리자 과정 입교식 장면/사진=뉴스1
지난 2015년 4월 5급 공무원 공채 및 민간경력채용 합격자들의 제60기 신입 관리자 과정 입교식 장면/사진=뉴스1
#세종청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무관 A씨(여)는 얼마전 부처를 대표해 '신임관리자 교육 멘토'로 뽑혔다. 선배들과 동료들은 "결혼을 안했으니 장기간 집을 비워도 괜찮지 않냐"며 등을 떠밀었다. 멘토로 선발되면 행정고시를 갓 통과한 후배들과 함께 3주간 합숙을 해야 한다. A씨는 "그렇다고 내 일을 누가 대신해주는 것도 아니다"라며 "한 마디로 결혼 안한 게 죄"라고 한숨을 쉬었다.

인사혁신처 산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옛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진행하는 5급 사무관 연수과정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두고 부처 관계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합숙기간이 길어 업무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미혼 사무관'들이 등 떠밀려 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12일 인재개발원에 따르면 신입 공무원 합숙교육이 지난해부터 종전 3박 4일에서 3주로 늘었다. 삼성 등 민간 대기업에서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합숙교육을 벤치마킹했다. 이와 함께 우수한 역량을 갖춘 선배 공무원을 '지도 직원'으로 선발해 현장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멘토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인재개발원은 올해 5월 교육때도 멘토로 나설 우수 공무원을 추천받기로 했다. 이미 지난달 말, 17개 정부부처에 지도 직원을 선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인원은 20여 명으로 부처당 한 명꼴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업무 공백'을 호소한다. 업무가 명확히 분담돼 있는데다 한창 진행 중인 사업이 있을 때는 연차 하루도 쓰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것. 한 국장급 공무원은 "이미 부처 내 수습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자체적인 실무교육도 있다"며 "해야 할 일을 미뤄놓고 가야 하는 상황으로 사무관들이 서로 다 안 하겠다고 아우성"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합숙기간이 길다 보니 결국 상대적으로 덜 바쁘거나, 비핵심 분야 사무관들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 부처 핵심 업무를 설명하고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을 3주간 비워야 하니 미혼 여자 사무관에게 참석하라는 '권유 아닌 권유'가 몰리기도 한다.

인사혁신처는 예비 사무관들의 업무 역량을 키우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는 입장이다. 교육 과정을 내실화하면 결국 각 부처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지난해 지도직원으로 참여한 사무관들도 오히려 배우고 가는 게 더 많다면서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왔다"며 "합숙기간이 길다는 의견도 있지만 업무 공백을 줄 정도로 과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 이미호
    이미호 best@mt.co.kr

    정치부(the300)와 사회부 법조팀을 거쳐 2020년 7월부터 디지털뉴스부 스토리팀에서 사회분야 기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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