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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죽이고 백화점 배불린 청탁금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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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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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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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법인카드 결제액 의외로 ‘급증’…꽃집·노래방 등 매출 줄었으나, 고가 백화점 상품권 구매 늘어

지난해말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모델들이 설 선물용 패키지 상품권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명절마다 300만, 1000만, 3000만, 5000만 패키지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금액의 1~3%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추가 증정한다. /사진제공=뉴스1
지난해말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모델들이 설 선물용 패키지 상품권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명절마다 300만, 1000만, 3000만, 5000만 패키지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금액의 1~3%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추가 증정한다. /사진제공=뉴스1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 도입된 청탁금지법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꽃집, 노래방 등 자영업자 법인카드 매출은 대폭 감소한 반면 고액 백화점 상품권 구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향으로 당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법인카드 결제액은 오히려 대폭 증가했다.

기업들이 청탁금지법에 저촉되는 고가 식사나 현물 형태의 선물을 줄이는 대신, 현금처럼 무기명 거래가 가능한 상품권을 많이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카드 결제액은 총 172조3860억원으로 전년(146조7300억원) 대비 25조6560억원(17.5%) 증가했다. 일평균 결제액은 4710억원으로 전년(4020억원)보다 690억원 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2년 이후 최대치다.

법인카드 일평균 결제액은 △2012년 3450억원 △2013년 3510억원 △2014년 3600억원으로 연간 2% 안팎 증가했다가 2015년 4020억원으로 11.7%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증가율이 더 뛰었다.
자영업 죽이고 백화점 배불린 청탁금지법

이처럼 법인카드 결제액은 의외로 대폭 늘었지만 청탁금지법이 본격 시행된 지난해 10월 이후 사용처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카드업계와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3개월간 화원 업종 법인카드 결제액은 전년대비 11.4% 줄었다. 또한 노래방(-5.4%), 유흥주점(-11.2%), 골프장(-5.2%) 등의 법인카드 결제액도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구매한 금액은 20.5% 증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현상이 청탁금지법 시행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음식점, 꽃집 등에서 법인카드로 직접 결제할 경우 금액과 사용처가 제한되자, 대안으로 누가 어떻게 쓰는지 알기 어려운 상품권 활용을 늘렸다는 얘기다.

특히 법인카드는 개인카드와 달리 별도로 상품권 구입 한도가 없어 수요에 따라 얼마든지 구매를 늘릴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중 주요 백화점 상품권은 암시장에서 액면가 90% 이상을 현금화할 수 있고, 거래처 확인도 어려워 사실상 현금거래 성격이 짙다.

최근 고액 상품권 발행이 대폭 늘어난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조폐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 전통시장, 주유소 등의 상품권 발행규모는 9조522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197억원(12.7%) 증가했다.

액면가 10만원 이상 상품권 발행액은 5조2083억원으로 전체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액면가 50만원 이상 고액상품권 발행액은 1조3570억원으로 전년보다 16% 늘었다.

이런 문제점을 고려해 세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현행 세법은 업무 연관성만 있다면 접대비를 한도 내에서 모두 비용으로 인정해서 법인세 감면을 하고 있다”며 “청탁금지법에 저촉되는 불투명한 법인카드 지출은 비용 처리를 할 수 없도록 법을 바꿔야 투명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피해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산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의 경우 5만원으로 제한하는 선물 규정에서 일정기간 예외를 두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부는 '3·5·10' 기본 틀은 유지하되 피해가 집중된 업종에 대한 부분적인 지원을 검토 중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보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엄식
    유엄식 usyoo@mt.co.kr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부 유엄식입니다. 건설업계와 서울시 재건축, 재개발 사업 등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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