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통해 LPG 사업 받은 SK가스…"유동성 줄까 부담"

SK가스 (160,600원 ▲6,100 +3.95%)가 '전문투자형 펀드'를 통해 SK네트웍스 (5,560원 ▲140 +2.58%)의 LPG 충전사업과 충전소 유형자산을 양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가스가 직접 LPG 사업을 양수할 경우 보유현금성 자산을 소진해 부채 비율이 최대 150%까지 오를 수 있어 유동성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간접 양수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는 지난달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SK가스에 LPG 충전사업과 충전소 유형자산을 3102억원에 양도하는 내용을 의결하고 2일 공시했다.

지난해 SK매직을 인수하고 패션사업부문을 현대백화점 (50,300원 ▲300 +0.60%)그룹에 매각하며 1차 사업재편을 마친 SK네트웍스가 올해도 고강도 사업재편을 이어가는 것이다. 양도 금액은 재무구조 개선과 SK네트웍스가 신성장 주력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렌탈 사업'에 투자할 전망이다.

양도는 SK네트웍스 보유한 49개 충전소 자산을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주)이 설정한 전문투자형 펀드에 매각하고, SK가스가 다시 해당 펀드로부터 충전소를 일괄 임차해 영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통상 직접 양도하는 것과는 다소 다른 방식이다.


총 매각대금 3102억원 중 SK가스는 채권·채무 등에 대한 부분(62억원)만 지급하고, LPG 충전소(유형자산)에 대해서는 펀드가 3040억원을 주고 구입하기로 했다.

이는 SK가스가 자금 부담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SK가스 관계자는 "LPG 충전사업을 SK가스가 직접 양수할 경우 보유현금을 소진해야 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펀드를 통해 임차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가스의 부채는 2조2073억원, 자본은 1조6333억원으로 부채 비율은 135%다. 현금성 자산은 2692억원이다. SK가스가 LPG 사업을 직접 양수해 3102억원을 부담할 경우 부채 비율이 약 150%까지 오를 수 있다.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의 유형자산을 전문 펀드가 양수하는 대신, SK가스가 약 5~10년 가량 장기 임대 계약을 통해 펀드 측에 수익을 보장해 줬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가스 관계자는 "계약 조건은 비공개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와 SK가스는 세부 계약 조건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이날 중으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LPG 충전사업을 양도하는 거래 종결 예정일은 오는 31일이며, 최종 양도 금액은 거래 종료일 이전 변경될 수 있다.

한편 이번 거래는 지난해 3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취임 이후 단행된 사업재편의 연장선상에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동양매직 지분 100%를 6100억원에 사오는 대신 타미힐피거·DKNY 등 6개 브랜드를 포함한 패션사업부문 전체를 현대백화점그룹에 3000억원에 넘기는 등 대대적 사업 재편을 마쳤다. 기존의 사업을 덜어내고 더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