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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번에 1번’ 인형뽑기 주인 잘못 VS 집게 ‘조작’한 이용자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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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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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8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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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뽑기의 모든 것] 열풍에서 조작까지…"‘30번에 1번’ 확률 설명 자체가 ‘불법’"

최근 '인형뽑기 열풍'이 불고있는 가운데, 점주의 기계 확률 조작과 이용자의 레버 이상 조작 행위 등 다양한 논란거리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트=임종철 디자이너
최근 '인형뽑기 열풍'이 불고있는 가운데, 점주의 기계 확률 조작과 이용자의 레버 이상 조작 행위 등 다양한 논란거리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트=임종철 디자이너
1990년대 후반 유행하다 사라진 ‘인형뽑기’가 최근 20대 젊은이들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면서 각종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레버 조작 가능성과 위법의 범위 등이 그것이다.

가장 큰 논란은 주인과 소비자의 조작 논란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다. 최근 남성 두 명이 인형뽑기 방에서 2시간 동안 인형 200개를 쓸어담아 간 장면을 확인한 점주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논쟁은 시작됐다.

시작은 점주의 승리로 예상됐다. 이들 남성이 조이스틱을 특정한 방식으로 조작해 뽑기 확률을 높였다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 하지만 이 뉴스를 접한 대부분의 네티즌은 이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점주가 경찰에서 “원래 30번에 1번 뽑히는 확률”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인이 더 문제’라는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레버를 조작했다는 소비자가 ‘싹쓸이’한 행동은 형사 입건될만한 사안일까. 범죄를 잡으려다 게임기 확률 조작의 의심을 산 점주에겐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까. 적은 돈으로 가볍게 즐기는 인형뽑기의 알쏭달쏭한 책임 논란을 들여다봤다.

◇ ‘싹쓸이’한 소비자 범죄 VS ‘확률 조작’ 주인 잘못

경찰은 수사를 했지만,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이들 남성 두 명이 다른 사람과 똑같이 돈을 내고 게임을 한 만큼 ‘싹쓸이’한 결과만 가지고 범죄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기 때문에 절도죄나 사기죄, 편의시설부정이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김철민 변호사는 “주인의 세팅 값을 임의로 변경한 업무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으나, 이 역시 인형뽑기 관리인의 업무를 무엇으로 봐야 ‘방해’한 것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처벌이 애매하다”고 말했다. 레버 조작만으로 범죄 혐의를 묻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불황형 게임'의 일종인 인형뽑기가 성행 중이다. 올해 1월 기준 인형뽑기방은 1164곳으로 1년새 약 50배 가까이 급증했다. /사진=뉴시스<br />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불황형 게임'의 일종인 인형뽑기가 성행 중이다. 올해 1월 기준 인형뽑기방은 1164곳으로 1년새 약 50배 가까이 급증했다. /사진=뉴시스

신고는 주인이 했지만 ‘30번에 1번 확률’ 진술로 문제가 제기되면 점주도 입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인형뽑기) 기계가 등급분류를 받았을 당시, 기존 스펙에서 조금이라도 개·변조를 할 경우 모두 위법”이라며 “내부 기판에 입력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게 정상인데, 이 자체를 조작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손을 집어넣거나 자석을 이용하는 외부 조작 가능성이 있을 경우 소비자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은 기계가 비정상적으로 조작됐음을 알아채고 허점을 노려 특정 방식으로 조작해 인형을 뽑아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 이창택 게임콘텐츠산업과 사무관은 “애초에 기계가 개·변조되지 않았다면 조이스틱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조작해서 집게 힘을 강하게 조정하는 일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기계라면 최소한의 힘으로도 아무런 조작없이 뽑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허가받고 기계 조작?…유통 단계부터 ‘허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크레인 기계제품에 확률 조정 기능이 들어가 있으면 유통을 허가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하지만 크레인 제조업체들은 공공연히 ‘확률 조정 기능 탑재’ 등을 홍보 문구로 내세우며 사업자를 유인하는 게 현실이다. 다시 말하면, 제조업체들이 ‘확률 기능’이 없는 기계로 허가를 받은 뒤 사업자에게 팔 땐 이 기능을 넣는다는 것이다.

인형뽑기는 단돈 1000원에 '뽑는' 재미와 인형까지 얻을 수 있다는 성취감 때문에 2030세대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Let's CC<br />
인형뽑기는 단돈 1000원에 '뽑는' 재미와 인형까지 얻을 수 있다는 성취감 때문에 2030세대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Let's CC

이번 사건에서 점주가 ‘30번에 1번’ 진술 자체가 명백하게 불법행위임을 밝히는 것인데, 점주가 개·변조된 기계의 특성을 암묵적으로 인지한 상황인지, 경험상으로 확률을 얘기하는 것인지는 추후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조작에 조작으로 대응하는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 이들은 해당 ‘락’(lock)를 풀기 위해 갖가지 ‘락 푸는 방법’ 등을 인터넷에 올리며 공유한다. 최신 기계는 업데이트로 조작이 먹히지 않아 구형 기계 위주로 ‘락 풀기’가 성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이 경북 경산에서 대전으로 원정온 것도 락 해제가 되는 기계를 찾기 위해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 속으면서 하는 ‘탕진잼’의 인형뽑기…“수익 1000만원?” VS “더 이상 못 할 듯”

‘30번에 1번’ 인형뽑기 주인 잘못 VS 집게 ‘조작’한 이용자 범죄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인형뽑기 방은 2015년 21곳에서 지난해 12월 880개로 42배 증가했다. 기계 하나에 190만 원에서 220만 원 선으로, 수익성은 한 달에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정도라는 게 인형뽑기 창업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수익을 맞추려면 ‘확률 기능’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관계자는 “확률은 기계 자체에 세팅돼 있고, 집게 힘은 7단계로 조정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작 가능성을 알면서도 인형뽑기에 열광하는 것은 소소한 사치를 통해 얻는 재미, 즉 ‘탕진잼’ 때문이다.

시작하면 1만 원을 소비한다는 회사원 김지수(25)씨는 “인형이 생각보다 귀엽고 게임 자체가 승부욕을 자극해 집게 조작을 했으려니 생각하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며 “같은 돈을 주고 사는 인형보다 이렇게 얻으면 작은 희열감을 느낀다”고 했다.

대학생 박선영(24)씨는 “조작된 확률이 아니라는 기대 때문에 내 능력에 기댄 측면이 많았다”며 “기계가 조작된 것이라면 ‘해도 안된다’는 좌절감에 더 이상 할 필요는 못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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