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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약품, 계약금 '0원' 굴욕에 600만불 수출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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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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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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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출에 급급 실익 없이 3년반 기회비용만 날려

안국약품이 그라비티바이오와 시네츄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해지했다. 사진은 2013년 어 진 안국약품 사장(현 부회장, 왼쪽)과 마크 위든 그라비티바이오 대표의 라이선싱 계약체결 장면./사진제공=안국약품
안국약품이 그라비티바이오와 시네츄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해지했다. 사진은 2013년 어 진 안국약품 사장(현 부회장, 왼쪽)과 마크 위든 그라비티바이오 대표의 라이선싱 계약체결 장면./사진제공=안국약품
안국약품 (13,100원 상승100 0.8%)이 계약금을 한 푼도 받지 않은 채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가 파트너의 불성실을 이유로 3년반 만에 계약을 해지했다. 글로벌 진출에 급급해 굴욕적 계약을 밀어붙인 결과 기회비용만 날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안국약품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저녁 미국 그라비티바이오와 진해거담제 '시네츄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안국약품은 그라비티가 미국과 유럽에서 시네츄라 판매승인을 받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은 2013년 6월 체결됐다.

안국약품은 그라비티가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얻으면 각각 400만달러(약 46억원), 200만달러(약 23억원)를 받고 현지 판권을 주기로 했다. 또 현지 매출이 1억달러에서 시작해 10억달러를 넘기면 모두 3750만달러(약 430억원)를 별도로 받을 계획이었다. 계약 내용은 그라비티가 임상2상부터 시작해 판매 허가를 끝내는 것이었다. 그라비티는 그러나 임상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안국약품은 그라비티에 독점판매 계약을 맺으면서도 계약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그 결과 그라비티는 계약 해지에 따른 손실이 없는 반면 안국약품은 3년반이라는 시간과 기회비용을 날렸다.

제약업계는 안국약품이 시네츄라 약효를 고평가한 결과로 해석했다. 계약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굴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판매라는 자아도취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기술수출을 포함해 일반적인 라이선스 거래에서 판매쪽은 최대한 많은 계약금을 받아내려 한다. 그래야 사는 쪽에서 들인 돈이 아까워 계약을 성실히 이행한다. 한미약품이 2015년 8조원대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10%를 계약금으로 받아낸 것도 이 같은 계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제약사와 국내 임상을 비롯해 독점판권 계약을 맺을 때 거래 상대방에 계약금을 주는 건 기본"이라며 "계약금을 못 받았다는 건 그라비티가 처음부터 시네츄라에 대해 기대를 걸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시네츄라 경쟁력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진해거담제란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삭여주는, 즉 감기약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감기약을 팔기 위해 임상비용을 들여가며 판매허가까지 얻어내는 수고로움을 대행할 곳이 과연 있겠느냐는 것이다.

안국약품은 시네츄라는 복용했을 때 졸리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라이선스 아웃이라고 해서 모두 계약금을 받는 건 아니다"라며 "보통의 감기약은 졸음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시네츄라는 이런 부작용이 없다는 게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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