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지인 KT 전무 취업은 靑 압박에 못이긴 '원포인트' 채용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윤수희 기자 =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과의 친분으로 KT 마케팅부문 전무로 취직한 이동수씨의 채용 과정이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KT 측은 정기인사가 끝났는데도 이씨를 위해 '원포인트' 인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8일 열린 차 전 단장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은 2015년 당시 회장 비서실장이었던 구현모 KT 부사장이 이런 내용으로 검찰에서 진술한 조서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 부사장은 "2015년 1월 초 황창규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차 전 단장의 지인인) 이동수씨를 전무로 채용했다"며 "(청와대가) 특정 개인을 채용해달라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 황 회장도 매우 당황했다"고 진술했다.

구 부사장은 "당시 이미 조직개편을 마친 KT는 자리가 없어 이씨에게 상무급 임원 자리를 제시했지만 이씨가 거절해 전무급으로 다시 제의했다"며 "두 번의 정기인사 외에 진행된 '원포인트' 인사였다"고 검찰에서 털어놨다.

구 부사장은 "안 전 수석은 'KT 광고 담당자의 실력이 부족하지 않느냐'면서 이씨를 전보해달라고 요구했다"며 "황 회장은 이런 안 전 수석의 전화를 받고 매우 언짢아했고,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는지 어이없어 했다"고 밝혔다.


구 부사장은 "안 전 수석이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의 아내인) 신혜성씨의 채용도 요구해 상무보로 채용했다"며 "그럼에도 안 전 수석이 '언제 상무로 승진시켜줄 수 있느냐'고 지속적으로 물어봐 지난해 1월 신씨를 IMC 담당 상무로 승진시킨 것도 원포인트 인사였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도 청와대의 지시를 기업에서 무시할 수 없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는 검찰에서 "신씨의 채용 절차가 지연되자 안 전 수석은 여러차례에 걸쳐 독촉성 전화를 했다"며 "수 차례에 걸쳐 VIP(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강조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런 KT 측의 주장을 안 전 수석이 인정하는 내용의 검찰 진술 조서도 공개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로 황 회장에게 이씨와 신씨의 인사를 청탁했다"고 인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출근 첫 날인 2015년 2월16일 안 전 수석에게 감사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씨는 이날 오후 2시10분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런 의혹과 관련해 증언한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KT 채용 과정과 차 전 감독이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와 KT가 광고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캐물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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