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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초읽기’…한국은행 통화정책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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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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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1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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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유출, 가계부채, 경기둔화 등 복합 리스크 대응책 부심…금리인하·인상 모두 부작용 우려되는 상황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통화정책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통화정책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이 오는 14~15일(현지시간)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다. 지난해 12월 0.50~0.75%로 0.25%포인트 높인 뒤 3개월 만이다.

당초 6월 금리인상을 점쳤던 시장도 빠르게 전망을 바꾸는 분위기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100%로 예상했다. 불과 2주 전 30~40%에서 급등한 것이다.

올해 2회 금리인상을 예측한 해외 투자은행(IB)들도 3회 이상으로 전망을 바꾸고 있다. 예상보다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 통화정책 운용에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12일 한은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 지시로 통화정책국, 국제국, 금융시장국 등 주요 부서는 미국 3월 금리인상 이후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이 총재는 지난 6일 정례 간부회의에서 “한은 정책변화에 영향을 줄 만한 여건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층 분석해 대응 방안을 구체화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재는 특히 올해 미국 추가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회 금리인상을 전제로 통화정책을 구상했던 한은으로서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다수 금통위원들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자본유출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우리 나라가 신흥국 중 경제 기초여건이 안정적인 데다 3700억달러 상당의 외환보유액, 단기외채 감소 등으로 외환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앞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제공=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앞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제공=뉴스1

그러나 이 같은 낙관적 전망은 미국이 올해 금리를 세 차례 이상 올릴 경우 ‘공염불’이 될 수 있다.

미국이 3월에 금리를 25bp(0.25%포인트) 높이면 기준금리는 0.75~1.00%가 된다. 국내 기준금리와 격차는 0.25~0.50%포인트로 줄어든다. 한은이 연내 동결기조를 유지해도 미국이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리면 양국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지난 1999년, 2005년 미국 금리인상기에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 국내 증시에서는 수개월간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졌고 원화 약세 움직임도 있었다. 금리역전 이후 약 8개월 뒤 한은은 금리인상을 통해 미국과 보조를 맞췄다.

다수 전문가들이 올해 하반기 한은이 금리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이유다.

이 총재가 최근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도 당장 따라 올려야 하는 건 아니다”고 거듭 금리인상론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이를 온전히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은 독자적으로 국제금융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을 펴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완화적 통화정책을 폈던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완화 축소 등 긴축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유럽계 자금이 미국계 자본유출 압력을 상쇄했으나 이번에는 동시에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급속도로 불어난 가계부채도 한은 통화정책에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가계부채 규모는 1344조원에 달한다. 1년간 141조원 불어났다. 연간 증가액, 잔액 모두 사상 최대치다.

추가 금리인하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더 부추길 수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금리인상을 하면 기존에 대출을 받은 가계의 이자부담이 늘어나 경기둔화가 심화될 수 있다. 금리인상·인하 양방향 통화정책 모두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경기둔화 우려도 무시 못할 요소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성장률은 2.5%로 현실화 될 경우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2%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로 경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를 고려해도 당장 3%대 반등은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때문에 한은이 당장 금리조정보다는 금융중개지원대출 범위 확대 또는 통화안정증권 발행,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등 시장안정화 조치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 유엄식
    유엄식 usyoo@mt.co.kr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부 유엄식입니다. 건설업계와 서울시 재건축, 재개발 사업 등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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