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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 대통령은 왜 '탄핵 기각'을 확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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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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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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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대리인단 '탄핵 기각 확실' 보고…참모들도 '여론' 낙관적으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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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밤 서울 삼성동 사저로 들어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화장한 얼굴이 거멓게 될 정도로 울었다고 한다. 승복하겠다는 말도 없었다.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뜻이다. 박 전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21분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선고하기 직전까지도 '기각' 결정을 굳게 믿고 있었다. 확신했던 만큼 충격도 컸다. 탄핵심판 대리인단과 청와대 참모들이 박 전 대통령을 그렇게 몰아갔다.

13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동흡 변호사 등 대리인단은 8일쯤 박 전 대통령에게 탄핵 기각이 확실시된다고 보고했다.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헌법재판관은 4명 또는 5명에 불과하다는 구체적인 정보까지 곁들였다. 헌법재판관 출신인 이 변호사의 경륜과 정보력을 신뢰했던 박 전 대통령은 이런 보고를 철석같이 믿었다.

대리인단은 기각을 예상하는 근거로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초점을 맞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록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앞서 수사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죄 대신 직권남용과 강요 등의 혐의만 적용했다.

뇌물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탄핵 인용을 위한 '중대한 법위반'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게 대리인단의 판단이었다. 헌재는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당시 대통령 파면을 뒷받침할 '중대한 법위반'의 구체적인 예로 뇌물수수, 부정부패 등을 들었다. 그러나 판례는 판례일 뿐이었다. 2017년 헌재는 뇌물수수가 없었더라도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를 위해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하고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판단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박 전 대통령의 착각을 부추겼다. 홍보라인 등의 청와대 참모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버즈량(언급횟수) 분석 결과, '탄핵 기각'이란 단어가 '탄핵 인용'보다 더 많이 인용됐음을 근거로 여론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탄핵 찬성 의견이 약 80%로 탄핵 반대의 15%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응답률이 20%에 못 미쳐 모집단(샘플)이 편향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였다.

'태극기집회' 참여인원이 '촛불집회'를 넘어선 것도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여론에 대한 '인지적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에 빠진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인지적 부조화란 사람이 자신의 신념이나 태도와 상충되는 현실적 상황에 처할 때 보이는 일종의 '자기기만'이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3.1절 태극기집회에 1000만명이 참석했다는 믿기 힘든 주장을 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본인의 결백을 확고하게 믿는 상황에서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희망사항과 객관적 현실을 제대로 분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현혹시켰음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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