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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원자력硏 '비밀주의'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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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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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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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이번에 걸린 위반 건수 중 몇 가지는 언제 일어난 일인지 알 수 없다.”

지난 2월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의 방사성폐기물(방폐물) 무단 폐기와 관련한 중간결과를 발표한 뒤 또다시 추가로 24건의 원자력안전법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법 위반 사항이 총 36건에 달한다.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원자력연 관계자의 해명에 말문이 막힌다. 도대체 법·제도 위반의 서막은 언제부터란 말인가. 어느 곳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곳, 원자력연의 사태 후 대처방식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우보세]원자력硏 '비밀주의'의 폐해
지난 20일 원안위에 따르면 원자력연은 직경 15~20cm 연구용 원자로 콘크리트 벽 덩어리 4~5개를 창고에 박아 두는가 하면 실험하다 남은 방폐물 1.3톤(t)을 연구원 내 그대로 방치했다. 원안위가 조사를 시작하자 연구원 측은 “정리하려고 잠깐 놔둔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무단 폐기한 방폐물이 총 13건에 달한다. 원자력연 연구자들의 안전관리 의식이 정상인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뿐 아니다. 1290kg의 폐기물을 폐기하면서 485kg을 폐기했다고 기록한 데다 방폐물 저장·운반사항을 기록하지 않은 등 중요한 기록을 조작·누락한 경우도 8건나 추가로 밝혀졌다. 연구자로서 양심을 저버린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오염토양 제염기술 실증시험에서 방사능 농도를 연구목표(0.4Bq/g) 이하로 맞추기 위해 일반토양을 섞어 실험 결과를 조작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 연구기관의 안전불감증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는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원자력연 인근엔 직장어린이집을 비롯해 주거·유통·상업시설 등이 근접해 있다. 원자력연 내 1700여 개에 달하는 사용후핵연료 문제로도 대전시민들의 불안이 높은 상황에서 원자력연이 관련 법·절차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었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원자력연의 법 위반 백태를 보면 훨씬 오래전부터 이 같은 일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제보가 없었다면 이번 무단폐기 및 연구부정 건을 모른 채 넘어 갔을 공산이 크다는 게 원안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원자력연 존폐까지 문제 삼을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원자력 산업계 전반에 만연한 비밀주의가 낳은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국책사업이고 국가기밀에 속하다 보니 모든 자료와 연구활동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다. 관리·감독 등의 적절한 규제도 없는 상황이다. 원자력연 측은 이번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자료에서 “환경에 대한 방사선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되나(중략)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것은 연구원의 잘못이며 책임질 사안”이라고 전했다. 반성 문구에서조차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과학기술계 출신인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국민 생명과 국가 안위가 달린 곳임에도 이런 위반 행위가 발견된 것에 대해 관리 책임이 있는 원안위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연구원 전면 개편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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