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유기농 시장의 성장 및 특허

정동준 변리사/사진=임성균 기자

2000년대 들어서 삶의 질이 화두가 되는 경향이 커져 가고 있다. 이에 맞춰 먹거리의 질적 상태에 대한 관심 역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사이리서치(TechSci Research)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 세계 유기농 식품 시장은 매년 16%를 웃도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률로 5년이 지나면 유기농 시장이 두 배가 된다는 의미이다.


유기농이란 화학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사 방법이다. 예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해 재배한 농산물이나 음식을 섭취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30년 동안 유기농 시장이 3400% 성장했으며, 2015년 현재 433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유기농 식품 유통전문점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k)은 활발히 체인점을 늘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소비자의 99%가 유기농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거나 가까운 미래에 구입할 의향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고, 2016년 12월 대형 유통기업인 ‘이온’은 프랑스 기업과 합작해 유기농 농산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미국·일본 등의 선진국만큼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먹거리에 대한 고민과 자각의 움직임이 커져 가고 있다. 각종 마트에 가면 유기농산물 코너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생협 등과 같은 유기농 전문 판매 매장 등이 점차 늘고 있다. 앞으로 선진국의 추세를 따라 이러한 성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유기농 기술과 관련된 특허 동향은 어떨까. 유기농 관련 사업을 하고 있거나 고민 중인 회사라면, 유기농 기술과 관련해 좋은 아이템을 발굴하고 특허를 획득해 커져 가는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특허청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유기농’이란 단어가 들어간 특허를 검색해 보면 862건이 검색된다.


연도별 특허출원 증감 추이를 살펴보니, 2006년까지 매년 20~30건의 특허출원 건수만 기록하다 2007년을 기점으로 건수가 대폭 증가, 매년 60~100건에 육박할 정도로 활발한 특허활동이 감지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화학연구원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고, 그 뒤를 농촌진흥청이 이었다. 기타 중소기업, 개인들도 활발하게 특허출원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유기농 기술 관련 특허 대상이 될까. 862건 중 특허등록을 받은 343건을 대상으로 살펴보니 크게 세 가지 부류의 특허가 발견됐다.

첫째, 유기농 기술을 이용한 음식과 관련된 특허들이다. 가령 유기농 인삼의 재배 방법 관련 특허, 유기농 식초 관련 특허, 보존성이 향상된 유기농 딸기잼 관련 특허, 유기농 단무지 제조 방법 관련 특허 등이다.

둘째, 유기농 농사를 짓기 위한 제반 환경 관련 특허들이다. 예컨대 유기농 비료의 제조 방법 관련 특허, 미생물이나 식물 추출물 등을 이용해 제조한 농약 관련 특허, 유기농 토양의 성분 및 제조 방법 관련 특허, 유기농 음지식물 재배 시설 관련 특허, 유기농 식품의 통합관리방법 관련 BM(business model patent : 정보시스템을 이용해 고안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특허, 유기농 성장 촉진 조성물 관련 특허 등이다.
셋째, 유기농 기술이 적용된 생활용품 관련 특허들이다. 피부 미백용 화장료 조성물 관련 특허, 피부 친화적인 유기농 생리대 관련 특허, 청국장 비누 관련 특허 등이 발견됐다.
이 같이 유기농 관련 특허들의 유형과 내용을 살펴보고 이들과 차별화되는 기술과 특허를 확보한다면, 점점 커져 가는 유기농 시장에서 사업적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