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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오징어 잡이 배 논란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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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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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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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정보기술)업계가 ‘오징어 잡이 배’ 논란에 빠졌다. 사무실에 불이 꺼지지 않는 야근 상황을 밤새 불빛을 뿜어내는 오징어잡이 배에 빗댄 이 논란은 게임 개발사 위메이드 아이오가 ‘크런치 모드’를 가동하면서 촉발됐다.

크런치 모드는 게임 출시를 앞두고 개발팀이 막판 고강도 근무체제에 돌입하는 것을 말한다. 위메이드 아이오의 크런치 모드는 평일 밤 9시까지 의무 근무, 저녁 시간 30분 제한, 토요일 정상 근무를 강제했다. 그 기간도 4~11월, 무려 8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크런치 모드가 국내 IT 개발자들이 처한 열악한 근무여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계기로 칼퇴근을 강제하는 등 사업자 규제 방안 논의가 한창이다. 하지만에 IT 서비스 개발 및 출시 프로세스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정량기준으로 근무여건을 강제하는 건 바람직하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크런치 모드와 비슷한 업무환경이 존재한다. 세계 최대 SNS 기엄이나 근로자 만족도 1·2위를 다투는 페이스북에는 ‘락다운 모드’란 게 있다. 이 모드가 발동하면 해당 직원들은 회사에서 숙식하며 출퇴근 없이 개발에만 열중해야 한다. 어찌보면 크런치모드 보다 더 잔인(?)하다. 그럼에도 이 제도는 페북 구성원들이 자랑스럽게 말하는 회사의 전통처럼 자리 잡았다.

차이는 무엇일까. 글로벌 기업의 고위임원의 대답은 ‘확실한 동기부여’였다. 페이스북은 락다운에 앞서 직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페이스북 성장 초기인 2011년 구글플러스의 출현으로 위기감을 느끼자 직원들을 불러모아 “구글이 전쟁을 선포했고 제로섬 게임이 시작됐다”고 직원들을 설득 후 ‘락다운 모드’를 선포했다. 당시 락다운은 60일 가까이 지속됐지만 직원들은 불만 없이 개발에 몰두했다. 그렇게 SNS 시장에서 페이스북은 승리를 거뒀고, 이후 성과에 따른 후속 보상 역시 과감히 시행됐다.

소통과 보상이 담보되면서 업무시간과 업무량이 늘어나는 것을 구성원들이 동의하는 문화가 형성된 것. 청년창업이 활발한 IT업계에서는 칼출근·칼퇴근뿐 아니라 자신의 열정을 불태워 그에 합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과도한 업무량을 줄여 노동자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정치권의 노력은 환영할만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성과를 공정하게 나눌 수 있는 환경이 더욱 중요하다.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IT 분야에서는 이 같은 토양은 더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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