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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공포증'…결혼·취업 못한 청년,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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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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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0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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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없는 가정의달] ②어버이 없는 어버이날…5월 중 가장 부담스러운 기념일 전락

[편집자주] 전통적 '가정'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가정의달 풍경도 바뀌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시대에 취업포기·결혼포기·출산포기로 상징되는 이른바 'N포세대'의 비명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어느새 우리 사회는 1인 가구가 2, 3, 4인 가구를 제치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달라진 세태, 새로운 풍속을 조명하면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되짚어본다.
2일 서울 남대문시장에 카네이션이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
2일 서울 남대문시장에 카네이션이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
#서울에서 자취하는 행정고시 준비생 김모씨(29)는 어버이날 충남 천안시에 사는 부모님을 만나지 않는다. 서른 살 가까이 나이를 먹고 변변한 직업을 갖지 못해 부모님 뵐 낯이 없다. 가뜩이나 미래가 불안한데 걱정하는 소리를 들으면 더욱 마음이 가라앉는다는 점도 김씨가 어버이날을 거르고 싶은 이유다

#경기 고양시에서 혼자 사는 직장인 권모씨(32·여)도 어버이날이 부담스럽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부모님이 "어버이날은 평일이니 연휴에라도 오라"고 했지만 권씨는 "일이 밀려 못 간다"고 거짓말했다. '빨리 결혼하라'는 부모님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다. 권씨는 "추석, 설날 다음으로 제일 싫은 날이 어버이날"이라고 말했다.

징검다리 '황금연휴'에 자리 잡은 어버이날이지만 취업, 결혼을 못한 자식들은 '어버이날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미혼자들이 가정의 달인 5월 중 어버이날을 가장 부담스러운 기념일로 꼽는다는 조사도 나왔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달 6일부터 20일까지 미혼남녀 412명(남 207명·여 20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6.2%가 5월 중 가장 부담스러운 기념일 1위로 어버이날을 꼽았다. 2위는 성년의 날(6.8%), 3위는 스승의 날(5.1%)이었다. 나머지는 부부의 날(0.2%) 등이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단연 먹고 살기 팍팍한 현실이 있다. 젊은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니 연애, 결혼 등을 하지 못하고 결국 '어버이날 공포증'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얘기다.

단순히 기념일 하루 부모를 못 모시는 문제를 넘어선다. 전통적으로 이어져오던 '자식이 부모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사고방식은 점점 옛말이 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6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 부양은 누가 해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국민 18.7%는 '스스로 해결'이라고 답했다. 직전 조사 시기인 2014년(16.6%)보다 2.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1998년(8.1%)보다는 무려 10.6%포인트 늘었다.

동시에 부모 부양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 되는 중이다. 1998년에는 국민의 1.9%만 '정부·사회가 돌봐야 한다'고 답했지만 2014년에는 4.4%, 2016년에는 5.1%로 그 수치가 꾸준히 상승했다.

부모 부양에서 자식들의 기여는 감소하는 추세다. 부모의 생활비를 누가 제공하는지에 대해 국민 50.2%가 2014년 '부모 스스로 해결한다'고 답했고 2016년에는 그 수치가 52.6%로 2.4%포인트 올라갔다.

근본적 해결책은 경제 활성화로 좋은 일자리를 늘려 자식이든 부모든 소득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아울러 사회 변화에 맞춰 복지제도를 촘촘히 손보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어버이날 공포증 등이) 사회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복지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무너진 공동체 의식을 복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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