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시크릿 캐비닛: 경제·사회·외교 분야

김상조·이용섭·홍종학…입각 주목되는 文 경제라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첫 총리감을 '비영남' 출신으로 규정했다. 그 다음 관심은 경제부총리다. 일자리 정책은 물론 성장, 복지, 재원 등을 챙겨야 한다. 청와대 경제수석도 마찬가지다. 경제부총리는 전문성뿐 아니라 정부부처 장악력이 필요하다. 그래서일까. 외환위기 이후 경제부총리 자리에 교수 출신이 온 적이 없다. '전직 교수'가 있기는 했지만 교수이기 전에 정치인, 또 정치인이기 전에 행정고시를 본 관료 출신이 대부분이다. 이명박정부의 박재완 장관, 박근혜정부 최경환 부총리가 그랬다. 현직인 유일호 부총리가 학자 출신이지만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대국회 관계를 고려할 때 정치인쪽으로 무게가 실리곤 한다.

◇경제부총리, 교수는 쉽지 않다? = 교수 출신 경제부총리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는 것은 과거 사례 때문이다. 1위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조윤제 서강대 교수 등이 핵심 정책브레인으로 뛰고 있지만 부총리 입각을 장담할 수 없는 건 이 때문이다.

반대로 정치인, 특히 관료 경험이 있다면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정치 양쪽의 메커니즘을 다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선대위에선 이용섭 비상경제대책단장이 주목된다. '관료 출신 정치인' 김진표 의원이 참여정부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전직 관료 중에는 김석동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된다. 김동연 아주대총장(전 국무조정실장)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에 몸담지 않았다. 구조조정 등에 탁월할 것도 장점이다. 신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을 맡은 뒤 거리를 뒀다. 문 후보가 전직 장차관 그룹으로 구성한 '10년의 힘' 위원회에는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 변재진 전 복지부 장관 등이 있다.

그럼에도 김광두 교수가 중책을 맡을 가능성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이었음에도 문 후보가 '성장론'을 완성하기 위해 공들여 영입했다. 조윤제 교수는 싱크탱크이자 인재풀인 국민성장 소장으로 문 후보의 대선준비 과정에 경제공약을 다듬었다. 이들은 대통령 직속의 경제관련 위원회를 책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광주 충장로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광주)=이동훈 기자

◇경제수석은 '캠프출신 교수'? = 또다른 경제 브레인인 청와대 경제수석은 교수 출신 발탁이 가능하다. 경제수석은 정책 코디네이터 격이다. 대통령이 후보시절 지근거리에서 정책 호흡을 맞춘 인물이 유력하다. 문재인캠프에 이런 인물이 대개 교수 출신이다. 싱크탱크 국민성장을 주도해 온 조대엽 고려대 교수, 최정표 건국대 교수, 김현철 서울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조 교수는 노동과 복지 분야 전문가다.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쪽 인재풀을 하나로 모은 '민주정책통합포럼 공동대표를 맡았다. 최 교수는 재벌개혁 전문가다.

참여정부때도 학자 출신 청와대 참모들이 적잖았다. 참여정부 초기 청와대 참모진을 비서실장 원톱에서 비서실장·정책실장 투톱제로 바꾸고 정책실장이 정책조율을 맡았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 이정우 경북대 교수, 성경륭 한림대 교수 등이 정책실장을 거쳤다. 문 후보 '도시재생' 공약을 주도한 김수현 세종대 교수는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산업부, 공정위는? = 산업자원부는 정통 관료보다 정치인 배려 가능성이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참여정부 때 집권여당 의장에서 산업부 장관으로 옮겼다. 관가에는 정 의장의 장관시절 각별한 인연이 있는 그룹들이 문 후보 집권시 중용될 수도 있다고 본다. 오영호 전 KOTRA 사장, 박봉규 전 대성에너지 사장, 조석 한수원 사장 등도 후보군이다. 적잖은 나이에도 여전한 실무능력을 뽐내는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도 있다.

경제검찰 격인 공정위는 재벌개혁이 키워드이다. 박근혜정부가 경제민주화를 내걸었지만 도리어 최순실게이트로 정경유착을 드러내면서 국민적 개혁 요구가 워낙 강하다. 문 후보도 이런 민심을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강경 소장파' 격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 홍종학 김기식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광두 교수와 동시에 영입된 김상조 교수는 대표적 진보 소장파 경제학자.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활동하며 재벌대기업, 기업 지배구조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홍종학 전 의원도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활동했다. 참여연대 주역인 김기식 전 의원은 19대 국회 금융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모두 선대위 정책 파트에 참여중이며 '문재인 컬러'를 이해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금융위원장 후보군에도 속한다.

관료중에선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파견근무를 한 한철수 전 사무처장, 신영선 현 부위원장 등이 공정위원장 후보군으로 우선 손꼽힌다. 지철호 중기중앙회 감사 등도 거론된다. 관료출신 중 금융위원장 후보군은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당선되면 개혁공동정부 내각 구성에 김종인 전 대표(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 입김이 세질 전망이다. 김 전 대표가 주력하는 경제민주화에 걸맞은 인물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변수와 상관 없이 그동안 정책을 담당해 온 김관영 의원(재선) 채이배 의원(초선) 등이 중책을 맡으리란 예상도 있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도 주목된다. 안 후보 집권시 입각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집권하지 못해도 통합정부 차원에서 발탁될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5일 오후 강원도 강릉 대학로로터리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

고용장관 심블리? 교육엔 김상곤 등 유력설 솔솔




‘교육’은 민감한 분야다. 정권 성향에 따라 정책이 달라진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지난 9년간 보수정부가 추진해온 정책의 수정은 불가피하다. 국정 교과서 작업은 물론 특수목적고, 자율형 사립고 확장 정책도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 교육정책 책임자는 교육뿐 아니라 사회정책 전반을 총괄‧조율해야 한다. 또 일자리 정책과 함께 최저 임금, 노동 개혁 등을 챙겨야 하는 고용노동부장관도 관심이 쏠리는 자리다.

◇교육개혁 수장은?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을 경우 교육부총리 후보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거론된다. 광주 출신이며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창립 멤버다. 초대 민선 경기교육감으로 혁신학교, 무상급식 사업을 주도했다.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교육공약 설계에도 깊이 관여했다. 혁신학교 확대, 교육부 권한의 교육청 이양 등 문 후보의 공약에 반영된 내용들은 대부분 김 전 교육감이 주장해오던 내용들이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도 후보군이다. 충북 청주 출신으로 지역구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유명 시인이기도 한 도 의원은 전국교직원노조 창립을 주도하다가 해직된 해직교사로 스토리도 충분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 활동했고 2015년부터는 교과서 국정화 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콘텐츠도 채웠다.

같은당 소속 김부겸 의원(공동선대위원장)이나 설훈 의원(새로운교육정책위원장) 등의 발탁 가능성도 나온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 의원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을 지냈고 평소 교육관련 정책 입안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설훈 의원 역시 캠프 새로운 교육정책위원장을 맡아 정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고용·노동 딜레마 장관은…심블리? = 고용과 노동 정책은 조화가 필요하다. ‘일자리 대통령’ 이미지도 여기 달렸다. 장관 하마평에 대선후보들의 최측근이자 비중있는 정치인들이 단골로 언급되는 이유다. 정책을 조율할 힘도 꼭 필요하다. 부처 내부 업무는 물론 타 부처와의 갈등 전선이 가장 많은 부처가 고용부다.

문 캠프에서는 국회 환노위원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전북 고창이 고향이며 노동 운동가 출신인 홍 의원은 18대 국회에서도 일자리만들기특위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노동통(通)이다. 대우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사무처장을 거쳐 한국노동운동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는 등 현실 노동 문제도 꿰차고 있다.

캠프 외로 시선을 돌리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같은 당 노회찬 원내대표 등을 추천하는 목소리가 높다. 누가 집권하든 협치를 통해 통합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구도다. 자타공인 노동전문가인 심 후보와 노 대표가 물망에 오를만 하다. 다만 기업이 실질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이외에 김경협 민주당 의원과 안철수 캠프에서 좋은일자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영기 전 노동연구원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관가에선 전남 출신인 정병석 전 차관(행시17회), 서울 출신 이재갑 전 차관(행시26회), 정현옥 전 차관(행시 28회) 등이 거론된다. 정병석 전 차관은 참여정부에서 노동부 차관을 지냈고, 고용·노동 정책을 두루 다뤘다. 이 전 차관은 고졸채용 확대를 이끈 전문가다.

◇복지‧문화장관은? = 보건복지부 장관엔 정치권 후보군이 두텁다. 문 캠프 보건복지특보단장 전혜숙 의원과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양승조 의원, 민주연구원장인 김용익 전 의원 등의 3파전이 예상된다. 이들 모두 캠프의 보건복지 정책을 직접 챙기는 인사들이다. 전현직 관료 중에는 안철수 캠프 선거대책부본부장 김원종 전 국장(행시31회)이 우선 거론된다. 관가 안팎에선 방문규 현 복지부 차관이 적임이라는 말도 나온다. 행시 28회로 기재부를 거쳐온 인물이다.

문화부장관 후보로는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과 조현재 전 문체부 차관, 도종환 의원도 등이 언급된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과 연설비서관을 지낸 윤태영 전 비서관이 발탁될 수도 있다. 캠프와 거리를 두고는 있지만 문성근 백만송이 국민의명령 상임운영위원장을 눈여겨 보는이도 적잖다.





한반도 정책 급변 예상…위기 극복할 차기 외교안보 수장은?





차기 정부 최우선 현안은 외교 안보 분야에 몰려 있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심상찮다.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도 예전과 다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위안부 협상 등 외교 현안도 산적하다.
◇국방개혁의 적임자? = 차기 국방부장관은 사드발 군사·외교적 갈등을 진화해야 한다. 국방개혁도 이뤄내야 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국방 분야 인력풀은 넓다. 문 후보는 국방부장관으로 민간인 등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는데 외교 안보 라인 교수나 과거 관료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군 출신으로는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있다. 현재 문 캠프에서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 전 총장은 해군사관학교 27기로 졸업하고 1999년 제1차 연평해전에 제2 전투전단장으로 참전해 대승을 거둬 충무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4성 장군 출신의 백군기 전 의원,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등도 후보군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측에서는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눈에 띈다. 이 부사령관은 국민의당 창당 멤버로 안 후보의 옆에서 '자강안보'의 슬로건을 만든 인물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박정이 당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을 차기 국방부장관으로 일찍이 낙점했다. 박 위원장은 2013년 제1야전군사령관 재임 후 예편했다. 특정 캠프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는 정승조 전 합참의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 '실세' 통일부·외교부 장관 누구? = 통일부 장관엔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인천시장 출신의 4선 의원으로서 외교분야에 강점을 지닌 송 의원은 통일부 정책에 강력한 힘을 실을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문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전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청년위원회 위원장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16대 국회에서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문 후보의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등의 이름도 나온다.

외교부 장관 후보로는 문 후보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연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이 거론된다. 그는 지난 2월 워싱턴을 방문해 미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났다. 또 현지 토론회에 참석해 문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을 적극 세일즈하고, 그가 한미동맹을 중시한다며 '종북' 논란을 해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 외교자문단인 '국민아그레망' 단장을 맡고 있는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 간사를 맡고 있는 조병제 전 말레이시아 대사도 후보군에 속한다. 이들은 문 후보측을 대신해 지난달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와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 추궈홍 주한중국대사 등을 면담하는 등 '문재인'식 외교 전면에 나선 바 있다.

서훈 이화여대 교수도 문 후보측 외교안보 핵심 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 제3차장을 걸치기도 했던 서 교수는 2000년, 2007년 두 차례나 남북정상회담에 참여하는 등 북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2012년 대선 당시에도 문 후보의 정책캠프에서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 문 캠프에서는 국민주권선대위 안보상황단장을 맡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측 외교·통일 인사로는 최상용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와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있다. 다만 외교·통일부 장관은 국회 추천을 존중해 책임장관을 임명하는 '개혁공동정부'를 구성한다는 입장이라 국회의 목소리를 최대한 들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