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측 "최순실 뇌물사건 병합 안 돼…방어권 침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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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윤수희 기자,최은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고 있는 유영하·이상철 변호사(왼쪽부터) 등 변호인단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2회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17.5.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59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65) 측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기소된 '비선실세' 최순실씨(61) 뇌물사건과 병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같은 증인을 두 번 불러야 한다는 어려움을 들며 병합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측 이상철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6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에 대한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최씨 뇌물사건과의 병합심리는 그 자체로 부적합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변호사는 "특검의 직무범위는 '최순실 등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법'에서 규정된 사건의 공소 유지에 한정한다"면서 "검사동일체 원칙이 특검에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은 검찰이 기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민간인 신분에 불과하고 별개로 취급돼야 한다"면서 "피고인에 대한 대립 당사자는 특검이 아니므로 특검의 증인신문이 피고인에게 어떤 효력이 있는지 먼저 확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병합심리가 재판부의 심리에 예단·편견의 가능성을 주면 안 된다는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를 위배한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피고인을 기소할 때 공소장 이외에 다른 서류나 증거물을 첨부해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 변호사는 "같은 증거자료라도 증거인부, 반대신문 절차에서 피고인마다 고유의 방어권이 존재한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이런 방어권을 갖지 못한 채 상당수 진행된 증거 등에 노출된 재판부를 기피할 수 없다면 피고인의 실질적 방어권 행사가 출발선부터 심각한 제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사건 쟁점이 18개에 이를 정도로 복잡하고 기록이 방대한데 재판부가 피고인의 구속기간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결론을 내기 위해 기일을 과도하고 촉박하게 지정하고 있어 방어권 보장을 저해할 정도"라면서 "합리적인 기일 지정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어 병합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신청한 증인들은 지금까지 진행된 최씨의 뇌물 혐의 재판의 증인과 대부분 겹친다"며 "두 사건을 병합하지 않으면 같은 증인을 두 번 중복해 소환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중기소 문제의 경우 문제가 없는지 법리와 판례를 검토해 병합여부를 검토하겠다"며 "문제가 판단되면 최씨의 뇌물 혐의 재판과 박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을 병합해 함께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에 대한 결정을 23일 첫 공판기일에서 내리겠다고 밝혔다. 병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즉시 결정해 23일 오후부터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25일에는 박 전 대통령만 출석해 서류 증거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재판부는 23일 박 전 대통령의 출석과 관련해 "언론사의 법정 촬영신청이 들어왔다"며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생각해 허가여부를 곧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통령 측은 "삼성 관련 뇌물 수수, 롯데 제3자 뇌물수, SK 뇌물 요구, 재단요금 강제모금 관련 직권남용 등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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