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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계 "개발 압력으로 풍납토성 가치 훼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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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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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3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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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회·교수협의회, 풍납토성 관련 2심 심리 앞두고 입장문 발표

27일 서울 강동구 풍납토성에서 열린 문화축제한마당 행사의 일환으로 토성 산책로를 따라 초-중-고등학생들이 만든 다양한 허수아비가 전시돼 시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27일 서울 강동구 풍납토성에서 열린 문화축제한마당 행사의 일환으로 토성 산책로를 따라 초-중-고등학생들이 만든 다양한 허수아비가 전시돼 시민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정부의 풍납토성(백제왕성) 보존 정책에 맞서는 사업자 소송이 2심 심리에 접어들면서 역사학계가 재판부의 1심 판결을 지적하며 합리적 판단을 당부했다.

30일 백제학회, 한국고고학회 등 15개 학회와 전국고고학교수협의회는 '풍납토성을 지켜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1심 판결은 너무나도 자명한 풍납토성의 가치, 국가 사적(史蹟)의 가치를 무시하거나 가벼이 취급한 결과"라며 "재판부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매장문화재에 대해 전문가들의 자문을 충분히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 대전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삼표산업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를 상대로 제기한 '사업인정고시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풍납토성 서쪽 성벽터로 추정되는 공장 부지에 사실상 성벽이 존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오는 31일에는 2심 심리가 진행된다.

앞서 국토부, 서울시, 송파구는 2020년 백제 풍납토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삼표산업의 풍납 레미콘 공장 이전을 추진했다. 국토부는 403억원을 삼표 측에 보상하고 18필지를 매입했으며 남아 있는 5필지와 공장 부지를 매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보상이 적절치 않다는 게 삼표 측 입장이다.

학계는 "삼표산업 부지 내에는 이미 국가 '사적'(史蹟)으로 지정한 구역이 포함되어 있다"며 "이번 판결은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결여한 채 이미 ‘사적’으로 지정된 상황조차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성벽의 존재 가능성도 강조했다. 학계는 "매장문화재는 지하 3~4m, 때로는 8~10m 아래에 묻혀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지상에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서성벽의 존재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고고학의 기본상식에 배치된다"고 했다. 풍납토성 내부(현대아파트, 경당마을, 미래마을 등)에 대한 조사가 모두 지하 3~4m를 굴착한 후에 시작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학계는 "풍납토성에 대한 피고들의 사업이 문화재의 원형 유지를 위한 보호, 관리가 아닌 단순한 발굴조사에 불과하다는 인식은, 풍납토성을 보존하려고 이루어진 각계의 노력을 모조리 무시한 처사"라며 "풍납토성의 역사성과 중요성은 이미 널리 인정되어 수많은 학술대회와 보고서, 논저가 발간된 상태이고 학생과 전문 연구자들의 답사코스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는 "이번 판결로 인해 전국적 차원에서 개발의 압력 앞에 이미 지정된 국가 사적의 가치가 무시되고 훼손되는 움직임이 나타날 위험성을 걱정한다"며 "국가 사적을 대하는 엄중한 태도와 함께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다시 강조하고자 하며, 이어질 재판에서 재판부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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