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재계 "비정규직 네거티브 규제보단 사회적 타협 먼저"

머니투데이
  • 박준식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7.06.01 17:33
  • 글자크기조절
  • 댓글···

비정규직 정의 OECD 수준으로 손봐야…"노동시장 유연성 확보후 비중축소 기업에 인센티브 주자"

재계는 비정규직 한도 부담금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이른바 '네거티브 규제'보다는 일자리 혁신을 위한 사회적 타협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재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양극화 문제나 소득 격차 등의 문제가 시대적으로 큰 화두인데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새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고 비정규직을 해소하는 등 거대한 정책의 방향을 그리는 것에 대해 사회 구성원들이 대부분 동의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4대 그룹 가운데선 SK가 정책 방향에 적극적이다. 최근 SK브로드밴드 등 계열사들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사회적 기업 혁신을 천명하면서 정책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하지만 다소 우려 섞인 지적도 내놓는다. 다른 관계자는 "정책을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 다소 걱정되는 것은 기업들마다 사정이 다르고 비정규직 비중이 일부 대기업은 중소기업보다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잘 조율하겠지만 혹시나 어떤 획일적인 기준으로 강제하면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비정규직이 많은 기업들의 고용구조엔 사업적 특성이 반영돼 있다. 예컨대 건설업은 사내 하도급이 있고 여러 형태의 비정규직이 존재하는데 대형 토목공사를 주로 수주하는 건설사의 경우 고용 구조에 경기순환적인 특성이 있어 이를 모두 정규직으로 상시 고용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을 때는 고용이 늘지만 일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정규직화된 직원들을 유연성 있게 조정하지 못한다면 기업의 영속성 자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수주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비정규직에 대한 정의가 확실하지 않다"며 "어떤 기준을 두는지에 따라 정규직 비율이 40%대에서 60%대로 과반 기준을 오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비정규직 정의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범위는 상당히 넓은 편이다. 국제비교 통계를 제공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고용의 한시성’을 기준으로 임시직 근로자(Temporary employment)만을 비정규직으로 본다. 반면 우리는 기간제와 파견, 일용 근로자뿐만 아니라 근로시간이 짧은 파트타임, 청소·경비 등 용역 근로자까지 모두 비정규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부에선 부담금이라는 채찍이 고용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늘린 주된 이유는 해고가 유연하지 못한 노동시장의 환경으로 인한 탓이 큰데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고 규제만 늘어날 경우 고용경직성이 생겨 국내투자가 줄고 일자리 창출동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담금 등 규제책보다는 인센티브와 같은 유도책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대기업 계열 연구기관의 관계자는 "최근 미국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자국 내 공장 건설 등을 강력하게 추진해 6%대의 실업률을 지난달 4.4%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며 "미국과는 반대로 부담금을 부과해 기업을 통제하는 게 최선의 정책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10대 그룹의 다수는 대부분 부담금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데 주저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이 문제를 두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한차례 설화(舌禍)를 겪어서다. 정부의 규제 방침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일단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지 않는 상태에서 진행과정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정부가 당장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소 빠르게 '부담금'이라는 논쟁거리를 꺼내놓은 게 아닌가 싶다"며 "일자리와 고용에 관해 정부가 과도하게 민간에 개입해 벌금을 주는 발상은 기업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위적으로 마지못해 만든 정규직 일자리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부담금이라는) 규제 정책의 방향이 결론적으로 합의되거나 비정규직 축소에 효율적이라 할지라도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