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안경환 낙마에 "검찰개혁 차질없이 진행…곧바로 인선 준비"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성차별적 표현 등 의혹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안 후보자는 혼인 무효 사건에 대해 “평생 반성하고 사죄하며 살겠다”고 말하며 이어 “오래 전 개인사로 인해 그 이후의 제 삶이, 학자로서, 글 쓰는 이로서 살아온 제 인생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며 “청문회에서 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2017.6.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와대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빠른 시일 내에 새 장관 후보자를 확정해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6일 입장발표를 통해 "안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본인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의 탈검찰화와 검찰개혁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직을 내려놓는다"라고 밝히며 법무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했다. 허위 혼인신고, 저서에 밝힌 여성관 문제 등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안 후보자에 대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청문회 과정까지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고만 설명했다. 향후 여론 추이를 지켜본 후 안 후보자의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기류가 강했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을 말한 지 약 두 시간 만에 안 후보자가 사퇴의사를 밝혔다. 청와대에는 새 정부 장관 후보자 중 첫 낙마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침통해하는 기색도 감지됐다. 처음에는 "따로 언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후 새 정부의 검찰개혁 의지 등을 강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안경환 쇼크'를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빠르게 후임 후보자를 지명해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측도 안 후보자가 사퇴하기 직전에 통보를 받았었다"며 "당연히 다음 후보자 인선 준비에 곧바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안 후보자와 함께 물망에 올았던 인사들은 전·현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인 백승헌(54·사법연수원 15기)·정연순(50·23기) 변호사 부부 등이다. 검찰 출신이지만 문재인 캠프 선대위 법률지원단장으로 활동한 신현수(59·16기) 김앤장 변호사, 민변 창립 회원이자 대표적 인권 변호사인 김형태(61·13기) 변호사도 거론된다.

안정적인 인선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현역의원 카드를 꺼내는 게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현역의원인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무리없이 임명장을 받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도 목전이다. '현역의원 불패' 신화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물망에 오른 현역의원으로는 판사 출신인 박범계, 비법조인 출신 박영선 의원 등이 있다.

안 후보자의 낙마로 청와대는 정치적 부담을 일정부분 던 측면도 있지만, 인사검증 실패의 책임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청와대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은 '24시간 검증체제'로 높은 도덕적 기준을 후보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안 후보자의 사퇴로 그 의미가 다소 퇴색됐다.

청와대는 안 후보자의 허위 혼인신고 문제 등과 관련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인정했었다. 안 후보자의 여성관 등 인사검증 부실에 대한 질의에는 "그 사람이 쓴 책이 어떻다는 것을 청와대가 다 알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실 검증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인사검증 실패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8일 강행할 예정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입지가 '음주운전' 건 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점 역시 악재다.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책임론도 거센 상황이다. 야권에서는 "조 수석은 제2의 우병우"라는 말까지 하며 청와대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