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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외고·자사고 폐지 사실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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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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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권 박탈? 위법 소지…재지정 취소? 낙제 가능성 없어 현 권한으로는 한계…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정부와 일부 교육감의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 정책 중단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6.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정부와 일부 교육감의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 정책 중단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6.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최근 일부 시도교육감이 잇따라 관내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폐지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정작 교육감 권한만으로는 이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서울시교육청과 외고·자사고 등에 따르면 교육감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방법은 2가지로 압축된다. 학생선발권(면접권) 박탈과 같은 신입생 선발방식 변경, 5년 주기의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때 취소 결정 등이다.

그중 학생선발권(면접권) 박탈 등 신입생 선발방식 변경이 우선 거론된다. 교육감 권한으로 당장이라도 시행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특목고·자사고 입학전형은 학교장이 정한 뒤 교육감이 승인하는 방식으로 정해지는데 이를 활용해서 신입생 선발방식을 바꾼다는 것이다.

현재 외고 신입생 선발방식은 1단계 영어 내신성적과 2단계 서류면접으로 진행된다. 자사고의 신입생 선발방식은 서울과 그 외 지역 선발방식에 약간 차이가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에는 1단계에서 중학교 내신성적과 관계없이 지원한 뒤 추첨을 통해 정원의 1.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으로 최종합격자를 뽑는다. 단 경쟁률(일반전형 기준)이 1.2대1에 못 미칠 경우에는 면접 없이 추첨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서울 이외 지역은 1단계 중학교 내신성적과 출결상황로 정원의 1.5~3배수를 뽑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과 면접으로 최종 선발한다.

중학교 내신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면접권을 박탈한 뒤 완전 추첨제로 선발방식을 바꾸면 사실상 일반고 전환 효과가 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14년 취임 직후 공약이었던 자사고 폐지를 이러한 방식으로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77조에 따르면 고등학교 입학전형은 학교장이 정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이 앞서 자사고 폐지를 추진했던 당시에도 해당 조항을 우려해 면접권 박탈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국단위 자사고 관계자는 "교육감은 해마다 발표하는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통해 고교입시의 큰틀을 제시할 순 있지만 법적으로는 특목·자사고의 세부 입학전형 계획까지 손댈 근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반쪽자리 폐지'라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면접권을 박탈하는 방식으로 외고·자사고 폐지 효과를 낼 순 있지만 한편으로는 학교유형을 나누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다른 부담이 생길 수 있어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새 정부가 대통령 교육공약을 어떻게 이행 할 것인지’에 대한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새 정부가 대통령 교육공약을 어떻게 이행 할 것인지’에 대한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5년 주기의 외고·자사고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 때 재지정을 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는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13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도내 외고·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시한 것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0조 등에 따르면 교육청이 특목고·자사고를 재지정하지 않으려면 교육부장관의 동의가 필요하다.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문재인정부의 공약이기 때문에 교육부가 이를 반대할 이유는 거의 없다.

다만 전제가 있다. 현행 법령상 운영성과 평가는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교육청이 외고·자사고를 재지정하지 않으려면 먼저 해당 평가에서 낙제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생기는 것이다.

교육청은 재지정 대상 학교의 교육과정, 재정운영 등 10개 지표 등을 검증하고 있다. 탈락기준은 100점 만점에 60점 미만이다.

웬만한 외고·자사고는 낙제할 일이 거의 없다는 게 학교 측의 주장이다. 한 자사고 교장은 "대다수의 외고·자사고들이 교육청이 미리 제시한 운영성과 평가지표 등을 감안해 학교를 운영한다"며 "감점요인이 될 만한 것들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점수를 일부러 낮게 주지 않는 이상 낙제할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시기도 문제다. 대부분의 외고·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2019~2020년에 이뤄진다. 현재 전국적으로 지난 2014년 교육청 학교 운영성과 평가를 통과한 25개교(자사고), 2015년 통과한 53개교(외고 31개교, 자사고 16개교, 국제고 6개교)는 각각 2019년, 2020년까지 자사고 지위를 이미 보장받은 상황이다.

현 교육감 임기는 2018년 6월까지다. 결과적으로 내년 교육감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야 외고·자사고 폐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결국 해결책은 사실상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뿐이다. 이는 교육감 권한 밖으로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다.

그 때문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9일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외고·자사고 폐지를 요구하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지난 20일 새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제안을 발표하면서 "자사고 지정 및 취소 권한을 교육감이 행사할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만약 외고·자사고 폐지가 국정기획위에서 국정과제로 채택될 경우 관련 법 시행령 개정으로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근거를 마련하는 수순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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