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첫 국무회의…추경 호소, 세월호 기간제교사 순직의결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이 처리되면 3%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히며 야권에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또 정당의 중앙당 후원회 설치, 가맹사업자 보호를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개시 범위 확대,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기간제 교원의 순직 인정 등이 가능하게끔 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은 취임 후 48일 만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급히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주재가 늦어졌다. 문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추경 문제를 본격 거론했다. 추경안을 지난 7일 제출했지만, 한·미정상회담(29~30일)을 위한 출국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21일째 국회에서 상정도 안 되고 있는 점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로 떠나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정상회담에 대한 부담이 아니라 추경에 대한 걱정"이라며 "일자리 추경은 민생안정과 소비를 진작하는 고용 확대 정책이다. 하락 추세의 경제성장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도 일자리 추경 집행은 더 미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과 소비만 살려낸다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우리 경제를 성장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추경이 빨리 집행되기만 한다면 2%대 저성장에서 탈출할 수도 있다. 다시 3%대 성장시대를 열 수 있다는 것이 우리 경제팀의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추경과 함께 정부조직법 개편안 문제를 언급할 때는 야권에 대한 아쉬운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역대 정부를 돌아보더라도 새 정부가 출범하면 추경을 통해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펼칠 수 있도록 언제나 국회가 협조를 해주었다"며 "그리고 정부조직 개편도 최대한 협력하는 것이 정치적 도의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지금 일자리 추경이나 최소한의 정부 조직 개편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국민들에게 선택받은 정부로서 국민에게 약속한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조직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며 "논의가 지체되면서 최악의 실업난과 분배 상황 악화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그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 우리 경제를 회복시킬 골든타임이다. 3%대 성장시대의 회복을 위해서 정부도 국회도 마음을 모아 함께 뛰어 달라"며 "우리 경제와 민생을 살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국회, 특히 야당이 협조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을 드린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서는 정당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하지 않고 중앙당 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후원회 모금을 하도록 하는 '정치자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포했다. 7건의 차관회의 심의안건도 의결됐는데, 가맹사업거래에서 공정위 시정조치 면제 요건을 '조정 합의 시'에서 '조정 합의대로 이행 완료되는 경우'로 정비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의결됐다. 가맹사업자 보호를 위한 공정위 조사개시 범위를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도 의결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기간제 교원을 법 적용대상에서 공무원 범위에 명시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15일 스승의날을 맞아 문 대통령이 '세월호 기간제 교사' 고(故) 김초원, 이지혜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 지시를 했던 것의 법령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또 문 대통령은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상황 구두 보고를 듣고 "총리가 중심이 돼 초기 대응을 잘했다"고 치하했다. AI 방역을 하던 포천시청 축산방역팀장이 사망한 것과 관해서는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다. 유족들에게 한 치의 서운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까지 내각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관계로 기획재정부(김동연), 외교부(강경화), 행정자치부(김부겸), 문화체육관광부(도종환), 국토교통부(김현미), 해양수산부(김영춘)를 제외한 나머지 부처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장관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기존 장관들에게 "누구로부터 임명되었든 여러분 모두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위원이라는 그런 정체성과 자부심을 함게 가져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