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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때도 있었는데…' 시각장애 딛고 국악 맥 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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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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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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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아 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 "졸업후 안마 배우다가 예술단 오디션서 발탁"

이현아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 /사진=관현맹인전통예술단
이현아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 /사진=관현맹인전통예술단
국악 외길 20년, '시각장애 국악인' 이전에 '엘리트 국악인'이라 불리는 이현아(29·여)씨는 지난해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가 됐다. 지난달 30일 큰 무대를 하루 앞둔 이씨는 '떨린다'고 하면서도 무대에 대한 설렘과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이씨는 1급 시각 장애를 갖고 있다. 1988년 12월 26일, 7개월 만에 800g 미숙아로 태어나 두 차례 수술을 거치면서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이씨에게 소리는 유일한 빛이었다. 어려서부터 손으로 벽을 치면서 박자를 맞추고 노래를 부르는 게 즐거웠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피아노를 치다가 학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국악을 시작했다. 국악 중·고교에 입학하고자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해 서울맹학교를 계속 다니면서 개인 레슨을 받아야 했다. 당시 시조창 대가 박종순 선생과 정가 명인인 국립국악원의 김병오(제1호 종묘제례악 전수교육조교) 선생을 사사했다.

이씨는 "가사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수업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녹음해서 외웠다"며 "선생님의 숨소리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그대로 반복해 따라하며 노래를 익혔다"고 말했다.

2002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전통 성악곡의 한 갈래) 전수생으로 지정된 이씨가 지난해 이수자가 되기까지 약 15년이 걸렸다. 그는 "보람도 느끼지만 어떻게 하면 가사라는 분야를 좀 더 알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비롯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은 것 같아 어깨가 무겁다"며 "나중에 좀 더 연륜이 쌓인다면 후학들도 키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이수자는 통상 20~30년의 전승 기간을 거쳐 인간문화재(보유자)가 된다.

이현아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 /사진=관현맹인전통예술단
이현아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 /사진=관현맹인전통예술단

무형문화재 이수자가 되기까지의 길은 험난했다. 가장 큰 좌절은 가장 큰 기쁨 뒤에 왔다. 이씨는 2007년 시각장애인 최초로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창작공연학부에 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실력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졸업 후 학생 신분을 벗고 '국악인'이 된 이씨가 갈 곳은 없었다. 집안에 더는 부담이 될 수 없었던 이씨는 '안마사'가 되기로 했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건 아무리 봐도 길이 없었다는 거예요. 친구들은 취업해서 일도 하고 공연도 하는데 모든 길이 저한테만 막혀있는 것 같았죠. 결국 부모님께 '(국악을) 포기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안마를 배우기로 했어요. 서울맹학교 이료재활과에 서류를 내고 합격 통보도 받았어요. 근데 때마침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이라는 곳이 창단된다는 거예요. 바로 오디션을 보러 갔죠."

2011년 창립한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조선시대 궁중 음악 및 무용에 대한 일을 관활하던 장악원에 소속됐던 시각장애 예인(관현맹인) 전통을 이어가는 단체다. 당시 세종대왕은 재위기간(1418~1450)에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시각장애인에게 관직과 녹봉을 주고 궁중에서 연주하도록 했다. 현재 정단원 7명, 연수단원 2명, 예비단원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에는 문화재청이 전북 전주시 국립무형유산원에서 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선보이는 '2017 이수자뎐(傳)' 무대의 첫 공연자로 나선다. 국가 및 시·도무형문화재 이수자가 펼치는 기획 행사다. 이씨는 '시각장애인 궁중악사의 우리 소리 진수성찬' 무대에서 황계사, 춘면곡, 수양산가 등 3곡을 선보이며 관현맹인을 역사적으로 재조명한다.

"국악계가 전반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지칠 때도 있지만 무대에 서기만 하면 새로운 힘을 받아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아마추어 장애인 예술단'이 아니라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음악을, 그리고 우리나라 전통 성악인 정가를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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