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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짜여진 증세 공론화…머쓱한 '경제 컨트롤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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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정현수 기자
  • 세종=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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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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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세율 인상 없다"던 김동연 부총리의 결정은?…조만간 증세여부 판가름날 듯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2017.7.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2017.7.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증세 검토에 들어갔다. 여당이 제안하고 정부가 화답하는 형태다. 증세 공론화 과정이 잘 짜여진 각본처럼 이뤄졌다는 걸 감안하면, 증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고 못 박았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소 난감해졌다.

2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3일 김 부총리 주재로 경제현안 간담회를 개최한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각 부처 장관들과 증세 여부를 논의한다. 지난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이제는 솔직해지자"며 증세 문제를 거론한 이후 증세 여부를 사실상 결정하는 회의다.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청와대와 각 부처, 더불어민주당이 손발을 맞춘 것과 같은 인상을 준다. 증세 이야기가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 19일 나온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다. 정부는 5년 동안 178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원 조달 계획이 마땅치 않았다. 자연스럽게 증세 이야기가 나왔다.

정부는 하루 뒤 증세 문제를 공론화했다. 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도가 엿보였다. 통상 경제관계장관회의는 회의 시작 전 부총리의 모두발언 정도만 언론에 공개한다. 하지만 김 장관은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작심하고 발언했다.

'공론화'라는 타이틀을 붙인 건 기재부다. 기재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김 장관의 발언을 두고 "증세 문제 공론화를 제기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회의 참석자 중 4명이 증세 필요성에 동의했다는 설명까지 달았다. 기재부 스스로 증세 공론화에 일조했다.

마침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청와대가 찍었다. 청와대는 지난 20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 결과 자료를 배포하면서 추 대표의 발언 내용을 공개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사전교감이 있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추 대표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 2000억원 초과 기업의 과표를 신설해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세수 효과는 2조9300억원으로 추산했다. 소득세의 경우 경우 현행 40%로 돼 있는 5억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확대하자는 제안을 담았다.

기재부는 당장 실무검토를 시작했다. 하지만 증세 여부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김 부총리가 취임 직후부터 증세 가능성을 닫아놨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15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소득세와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2일 경제현안 간담회를 마친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적어도 명목세율을 올리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정청이 증세 논의에 손발을 맞추면서 김 부총리도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8월 초 발표할 세법개정안에 증세안이 담길 가능성도 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는 찬성하지만 '가진 자 대 못 가진 자'의 대립구조로 번질 경우 후유증이 커 이들을 달래는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며 "근로소득세 면세자 축소 노력으로 고소득자가 세금을 더 낼 명분을 만들어주고, 투자 절차 간소화 등 조세정책 외의 부분에서도 기업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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