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그리트, 뷰저블 출시..'UX분석·디자인 빅데이터로'

웹 개발자들 사이에서 'UX(사용자환경)의 중요성'에 관한 일화가 하나 있다. 오바마 대선 사이트에 적용된 A/B테스팅 사례다. A/B테스팅은 A와 B, 2가지 표본을 가지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것이다. A/B테스팅을 UX에 적용할 때는 개발자의 감이 아닌 '정량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다.

오바마 웹사이트에서는 선거금 기부 페이지를 1단계로 한 번에 진행하는 것보다 간단한 페이지를 4단계로 나눈 UX에서 참여율이 5% 높았다. 또 웹사이트 메인 이미지가 '오바마'로 포커스가 맞춰진 경우보다 오바마가 영부인을 비롯한 손님들과 함께 대화하고 있는 사진이 적용됐을 경우 웹 방문객들이 사이트를 이탈하지 않고 다른 페이지로 전환하는 경우가 19% 더 많았다. 좋은 UX가 오바마의 대선 승리에 어느 정도 일조했다고 보는 게 무리는 아닌 셈이다.


국내에서는 A/B 테스팅을 비롯해 '데이터 기반(Date-driven)의 UX 분석'이 해외보다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몇 해 전부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적용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 스타트업이 업계 최초로 UX를 빅데이터 분석할 수 있는 툴을 내놨다.

뷰저블 주요 기능/사진제공=포그리트

포그리트(대표 박태준)의 UX 분석 툴 '뷰저블'이 그것이다. 네이버 출신의 웹 접근성 및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전문가들을 필두로 한 포그리트는 '뷰저블'을 개발, 지난 2월 베타서비스를 거쳐 최근 제품을 정식 출시했다. 업계 최초의 UX 전용 분석 툴이라는 혁신성을 인정받아 일찌감치 삼성전자와 신한카드 등 국내 굴지 기업과 라이선스를 체결하기도 했다.

뷰저블은 △UX 히트맵 분석 △유저 분석 △유입처 별 대조 △A/B테스팅 △CTA 사용자 분석 △사용자 이용 흐름 및 체류시간 △이탈 분석 등 UX 개선과 검증에 도움을 주는 각종 데이터를 제공한다.

포그리트에 따르면 그동안 UX 설계는 업계 저명한 전문가의 판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뢰 비용 역시 비싸 중소기업이 적용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았다. 대안으로 GA(구글 애널리틱스)를 쓰기도 했지만, GA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유용하지만 사용법을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데이터 간 인과 관계를 분석할 수는 없어 UX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박태준 포그리트 대표는 "UX는 정성적인 항목이 많아 데이터화하기 어려웠는데, 뷰저블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사용자의 행태를 빅데이터로 축적하는 데다 UX분석과 리포트에 들어가는 모든 과정이 자동화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뷰저블을 클라우드 및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공급하면서 중소기업 및 개인에게 저렴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박 대표는 "세계 광고 회사 랭킹 5위인 일본의 덴츠사와 대리점 계약을 준비 중"이라며 "이 또한 덴츠 측에서 뷰저블에 매력을 느끼고 협력을 제안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반기에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의 AI(인공지능) 기능을 대폭 업데이트할 예정"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구매 확률이 높은 고객을 선별하거나, 할인 쿠폰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등 소비자 행동을 고려한 타깃 마케팅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