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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없는 요즘 아이들…빈 틈을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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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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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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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딸과 함께 '동화 속 철학 이야기' 담아낸 문우일 교사

동화 '인어공주' 속 왕자가 변심해 자신의 정체(물고기)를 속인 인어공주를 고소한다면 인어공주는 어떻게 자신의 '사람다움'을 증명해야 할까. 한때 개구리였던 한 남자가 왕자로 변신해 나에게 청혼을 한다면 나는 그를 '온전한 인간'이라 받아들일 수 있을까. 허를 찌르는 철학적 질문과 해석을 담은 '동화 속 철학이야기(다할미디어)'는 이렇게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23년째 교단에서 윤리와 철학을 가르친 문우일 세화여고 교사(48·사진)다.

"아들과 딸이 제가 어릴 때 좋아하던 동화를 똑같이 좋아하는 걸 보고 책 구상을 시작했어요. 이미 아이들은 중·고교생이 됐지만 종종 동화를 차용해서 수업 시간에 활용하다 보니 한 번 시작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죠. 책을 쓴 동기가 된 딸이 삽화작업을 해줘서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책에는 동서양에서 유명한 동화나 전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담겨있다. 단군신화와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구미호 속 주인공의 얘기를 통해 인간의 조건을 얘기하고 '공주를 구한 삼형제'를 얘기하며 롤스의 정의론을 슬그머니 등장시킨다.

"삼형제가 망원경, 양탄자, 사람의 목숨을 살릴 사과를 각각 아버지의 유산으로 물려받아요. 첫째는 망원경으로 아픈 공주를 발견하고, 둘째는 양탄자를 통해 공주가 있는 곳까지 인도해요. 그런데 막상 공주랑 결혼한 건 사과를 준 셋째였어요. 동화는 해피엔딩이지만, 냉정히 말하면 승자독식 아닌가요. 이것이 과연 옳은지 한번 같이 생각해보자는 거죠."

문 교사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낯설게 보기'다. 그는 "낯설게 보기가 철학함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교실에서 제 생각을 말하면 그게 아이들에겐 외울거리가 되더라고요. 제가 던진 질문은 쏙 빼고 답만 기억하는 거죠. 그래서 교실에선 되도록 제가 생각하는 답은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익숙한 이야기를 비틀어 볼 질문을 툭툭 던져봐요. 예를 들면 '개구리였던 왕자의 과거를 알고도 결혼할 수 있니?' 이런 식의 질문으로 화두를 제시하죠."

그러나 아이들은 여전히 철학적 낯설게 보기를 어려워한다. 문 교사는 그 이유가 "호기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흔히 말하는 동심의 순수함은 호기심에서 출발해요.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소비하기 바쁘죠. 놀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진득하게 한 자리에 앉아서 리모콘을 분해할만큼 궁금할 틈이 없는 거죠. 이미 정형화 된 지식이 많이 담긴 것도 한 몫해요. 아이들에게 '빈틈'을 만들어주세요."

그렇다고 시대를 거꾸로 돌려 놀 거리가 없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들에겐 답답한 일일 수 있다. 이에 대해 문 교사는 "아이들을 잘 관찰하는 것만으로 답이 보인다"고 말했다. "처음에 아들이 동화책을 5분 만에 다 읽었다며 툭툭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게 이해가 안 됐어요. 그런데 똑같은 행위를 하루 뒤에 똑같이 하더라고요. 알고봤더니 아들은 책 내용 중 인상 깊은 곳만 골라서 읽더라고요. 다음 날엔 사고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또 다른 부분을 읽고요. 관찰과 관심이 교육의 시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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