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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CEO여, 트윗을 날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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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송정렬 특파원
  • 2017.07.31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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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렬의 Echo]

미국이 소란스럽고 혼란스럽다. ‘아웃사이더’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 이후 더욱 그렇다. 반이민 행정명령부터 헬스케어 법안, 러시아스캔들, 파리기후협약 탈퇴,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까지 숨 돌릴 틈이 없다. 소란과 혼란의 강도는 트럼프의 트윗 횟수에 정비례한다.

그렇다고 트럼프에게만 책임을 돌린 순 없다. 오바마 시절에도 미국은 절대 조용하지 않았다. 민주주의는 원래 시끄럽기 마련이다. 권력의 일방통행보다는 오히려 건전하다. 소란과 혼란 속에서도 견제와 균형, 대화와 조정을 통해 나름의 해법을 찾아가는 미국의 전통이고, 문화다.

미국 사회의 논란과 갈등을 들여다보면 우리와는 확연히 다른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논쟁은 결코 정치인들이나 관련자들만의 몫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도 기꺼이 사회적 이슈에 뛰어든다. 자신의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해 적극적으로 여론을 형성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오피니언 리더로서 역할을 결코 마다치 않는다.

“그들이 누구이든 모든 사람은 국가에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트럼프의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방침에 반대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저커버그만이 아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수의 실리콘밸리 CEO들이 ‘차별’을 주장하며 벌떼처럼 트럼프에게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파리기후협약 탈퇴는 우리의 지구를 위한 잘못된 결정이다. 애플은 기후변화와 싸우고 있고,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팀 쿡 애플 CEO가 6월 초 트럼프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선언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CEO는 아예 백악관 자문위원회를 박차고 나왔다.

‘당한 만큼 되갚아준다’가 생활신조인 트럼프의 반응은 어떨까. 이상하리만치 반 트럼프 기업인들을 직접 비난하지 않는다. 막대한 정치후원금을 내는 기업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악의적이라고 판단하면 대통령의 체면 따위는 접어놓고(물론 가끔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긴 하지만) 심지어 여성 방송 앵커에게까지 노골적인 비난을 퍼붓는 그가 아닌가. 내심이야 알 수 없지만, 트럼프도 기업인들의 사회적 발언과 그 역할을 일정 인정해 주고 있는 셈이다.

만일 국내에서 어느 재벌 회장이나 기업 CEO가 SNS를 통해 대통령의 결정이나 정부 정책을 비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난리법석, 우선 기업부터 발칵 뒤집힐 것이다. ‘회장님 이러시며 저희 망합니다’ ‘사장님 관급공사 다 끊어집니다’는 간언이 빗발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죄인 괘씸죄의 공포 탓이다.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이를 체득해왔다.

30여 년 전 재계 순위 6위 그룹이 정권에 찍혀 하루아침에 공중 분해됐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해 촛불사태도 기업들을 상대로 한 강제적 기금 출연에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세월은 흘렀지만 변한 건 없었다. 20여 년 전 모그룹 회장을 곤욕스럽게 만들었던 ‘기업 2류, 정부 3류, 정치 4류’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대한민국 CEO여, 트윗을 날려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주요 기업경영자들과 처음 만났다. 돋보였던 것은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상춘재 앞에서 나눴던 맥주 한잔이 상징하는 탈권위였다. 권위주의적인 일방적 관계에선 머리를 맞댄들 저성장 등 직면한 경제적 난제들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와 기업 간 수평적, 동반자적 관계가 요구되는 시대다. 탈권위는 그 출발점이다. 기업인들의 목소리 크기는 그 척도다.

우리도 잘못된 정부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사회적 이슈에 남다른 통찰력을 던져주는 트윗을 거리낌 없어 날릴 수 있는 그런 CEO 몇 명쯤은 가질 때가 됐다. 대한민국 CEO여, 트윗을 날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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