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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극한대결에 존재감 사라진 靑…안보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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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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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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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靑, 위기론 부인·文 입장발표도 자제…전문가 "정부, 주도적·선제적 안보위기 대응 필요"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북한과 미국이 미사일 사격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는 초유의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존재감이 미약하기만 하다. 한반도 문제의 '운전대'를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는 북핵 문제의 '키'를 미국에 넘기고 한미동맹에 안주해 관망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더욱 주도적인 해법으로 안보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40분간 통화하고 최근 북미간 대치상황과 관련, 한미 양국이 취해나갈 단계적 조치를 투명하게 공조해나간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다만 청와대는 '단계적 조치'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통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최근 청와대의 안보 대응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왜 한국정부는 아무 것도 안하고 있냐는 취지의 질문이 있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하려는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처음 언급한 9일 "'한반도 위기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의 언급이 내부 결속이나 국내 안보불안감 조성, 한미동맹 이간질 목적이란 해설도 덧붙였다. 청와대는 북한과 미국이 말 공격을 주고받은 지 하루가 훨씬 지난 10일 오후에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신중한 스탠스는 북미 사이에 말을 섞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상황인식 자체가 안일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북한이 미국이란 국가에 대해 핵무기로 직접 타격하겠다고 사상 초유의, 미증유의 고강도 도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련도 여기까진 안 왔다"며 "내부결속용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실제 괌에 발사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미국과 강대강 구도 유지를 위해 고강도 도발을 계획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레드라인을 넘은 북한과 미국이 극한 대치를 이어가며 극적 협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에 대한 북핵문제의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청와대는 최근 북핵문제의 해결 주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이고, 남북관계 개선은 한국이 주도하는 '투트랙'을 강조하고 있다. 북미간 대결에서 선택지가 적은 한국의 현실적 한계를 솔직히 밝힌 것으로 보이지만 자칫 무책임과 무능으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는 "어둠이 짙어지면 새벽이 온다고 북미간 말싸움이 주먹다툼으로 가기 전 갑자기 풀리는 국면전환의 계기가 나타날 수 있다"며 "판을 먼저 읽고 우리가 선제적으로 나아가야지, 미국이 괌에 미사일 4발을 못 쏘게 해야겠다며 북한에 밀사나 특사를 보내면 이미 상황은 끝난 것이다. 베를린구상의 시동이 꺼지는 것이고 앞으로 4년9개월 우리 대북정책 없이 따라가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대응상대를 미국으로 잡고 있는 이상 우리에게 수단이 별로 없는 것은 맞지만 비핵화에서 한국의 주도권 노력을 포기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북한의 현재 핵·미사일 능력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창의적인 선제대응을 하는 것만이 현재의 안보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북한을 우리가 원하는 대화테이블에 앉히려면 제의만 할 게 아니라 북한 주민들과의 대화 등 김정은 정권이 두려워할 만한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 능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핵을 머리에 이고 있는 핵심 당사자로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파기를 선언해 미국과 중국을 압박할 수도 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을 겨누고 깡패들이 주변에 깔렸는데 우리만 모범생처럼 미국, 중국 말을 다 들을 순 없다"라며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가 되기 위해선 자동차를 움직일 레버리지를 확보해야 한다. 북한이 핵무장에 성공하면 핵잠수함 도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살 길을 찾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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