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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리, 페북 보니 여친이랑 제주도 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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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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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1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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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대나무숲②]일상·연애까지 직장에 노출…SNS 확산에 사생활·직장 경계 모호

[편집자주] '직장생활=스트레스'라는 공식이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활동 영역이 직장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고된 업무만이 문제는 아니다. 상사의 성희롱, 사생활 침해, 회식과 엠티를 강요하는 조직문화 등 일에만 신경 쓸 수 없게 만드는 환경이 더 큰 스트레스를 준다. 상사·동료에게 말 못 할 고민을 쌓고 있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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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직장인 김모씨(28)는 얼마전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회식 자리에서 상사가 "김대리, 페이스북 보니까 애인 있는 것 같던데?"라고 묻자 부서원들의 시선이 김씨에게 쏠렸다. 애인의 나이와 직업, 외모와 성격을 묻는 질문도 쏟아졌다. 상사들은 "조만간 국수 얻어먹겠네", "요즘 기분 좋아 보이던데 애인 때문인가봐" 등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김씨의 애인 얘기로 회식자리 대화는 풍성해졌지만 김씨 얼굴은 굳어져 갔고 이날 이후 그는 SNS 계정을 모두 닫았다.

직장에서의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특히 SNS를 통해 사생활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15일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이 직장인 8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4%는 ‘SNS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져서(15.8%)', '사생활이 노출돼서(8.6%)', '상사 및 동료와 연결되는 것이 싫어서(7.2%)' 등을 꼽았다.

사생활 노출을 막기 위해 승인된 이들만 게시물을 볼수있는 비공개 계정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사생활 노출을 막기 위해 승인된 이들만 게시물을 볼수있는 비공개 계정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SNS 피난'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직장인 최모씨(26)는 "며칠 전 상사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며 내 아이디를 물어봐 난감했다"며 "여자친구와 같이 찍은 사진 등 대부분 사진을 지우고 풍경사진만 남겨둔 뒤 새로 게시물도 올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모씨(29)는 아예 SNS 계정을 폐쇄했다. 한씨는 "하나하나 관리하는 것도 번거로워서 아예 계정을 폐쇄했다"며 "친한 친구들과만 공유하는 새로운 계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직장상사로부터 프로필 사진에 대한 지적을 받은 한 직장인의 카카오톡 대화/사진=카카오톡 대화 캡쳐
직장상사로부터 프로필 사진에 대한 지적을 받은 한 직장인의 카카오톡 대화/사진=카카오톡 대화 캡쳐
SNS뿐 아니라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 프로필 사진을 통한 사생활 침해를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했던 직장인 이모씨(32)는 상사로부터 "남자친구랑 해외여행 간 거냐", "결혼할 사이냐"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씨는 "나를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을 침해당한 기분"이라며 "이후엔 프로필 사진을 올리지도 않고 상태 메시지 설정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성세대도 곤란하긴 마찬가지. 중소기업에 재직중인 김모씨(46)는 "요즘은 SNS를 안하면 직원들과 소통도 어렵고 시대 흐름에 뒤쳐진다고 해서 겨우 페이스북을 시작했는데 이젠 직원들이 '오지랖'이라고 수군댄다"며 "직원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건지 벽을 치고 살아야 하는 건지 난감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반응도 있다. 직장인 박모씨(39)는 "요즘 유행하는 SNS가 재미있어 보여 시작했을 뿐인데 주변에서 잘못하면 '꼰대'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며 "재미로 SNS를 할 뿐 SNS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은 아니지 않느냐"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직원들의 SNS 이용은 명시적 규칙을 만들 수도 없고 모호한 부분"이라며 "SNS도 사생활이라는 인식을 갖고 공개된 게시물이라고 해도 꼭 모두가 보길 바란다는 뜻은 아니라고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생활을 공유할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SNS에선 직장동료끼리 적정선을 지키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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