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벌어보자"…명절 알바 불꽃 경쟁

물류센터 전경(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취업준비생 박모씨(26)는 10월 추석 황금연휴 기간에 마트 휴무일인 8일 단 하루를 빼고 10월1일부터 9일까지 마트 택배에 송장 붙이는 일을 하기로 했다. 박씨는 "친척집에 가봤자 '아직 취업 못했냐'는 소리를 들을 게 뻔하다"며 "명절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면 잔소리 들을 일도 없고 돈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9월30일부터 10월9일까지 최장 열흘에 이르는 추석 연휴를 맞아 명절 단기 아르바이트 구직 경쟁이 치열하다. 경기불황 속에 용돈을 마련하려는 대학생·취업준비생 뿐만 아니라 귀향하지 않는 직장인에 주부들까지 가세했다.


21일 온라인 구인구직사이트 등을 살펴보면 이달 들어 추석 연휴기간 단기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한다는 글들이 잇달아 게시돼 있다. 알바천국에는 연휴기간 단기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하는 글이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단 일주일 사이 5075건 올라왔다.

이 기간 알바몬도 추석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구직자가 온라인 기준 1만3200명 접수됐다. 하루 평균 1885.7명에 이른다. 알바몬 관계자는 "온라인 보다 전화나 문자, 방문 지원이 많기 때문에 실제 지원자는 2배 이상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절 단기 아르바이트는 일반 아르바이트 보다 시급이 높은 데다 임금도 즉시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하루 8시간 노동을 최저시급인 6470원으로 계산하면 5만1760원. 하지만 명절기간 마트 단기 근무를 하면 하루 최저 5만5000원에서 10만원을 훌쩍 넘게 벌 수 있다.

추석 단기 알바 모집 공고/사진=구인구직사이트 알바몬 캡처

명절 단기 아르바이트는 마트·백화점 판촉행사, 물류센터 배송에서부터 차례상 음식 준비, 한과·떡 제조 보조까지 다양하다. 한 구인·구직업체 관계자는 "매장 진열 및 판매 아르바이트에 대한 선호가 가장 높다"며 "배송·배달 등 힘이 많이 드는 일은 인기가 다소 떨어지지만 이마저도 워낙 경쟁이 치열해 지원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원자는 대학생, 취업준비생부터 직장인·주부까지 다양하다. 10월 2~3일 연휴 이틀간 떡 방앗간 보조로 일하기로 한 주부 A씨는 "시댁이나 친정 모두 명절에 따로 제사를 지내지 않아 명절이면 단기 아르바이트를 한다"며 "시간도 효율적으로 보내고 단기에 돈을 벌어 비상금으로 쓸 수도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대학졸업반 김모씨(23)는 "하루 7만원을 주는 배송 보조 아르바이트에 지원해 회사측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학원도 쉬고 연휴 내내 공부만 하는 것도 힘들 것 같아 이 기간에 학원비나 용돈을 벌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대행업체 관계자는 "요즘은 명절 아르바이트도 경력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업체들이 하루 이틀만 근무하더라도 기존에 관련 일을 해 본 사람인지 따진다"며 "매년 명절 때만 집중적으로 단기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인력들도 많아 대우가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