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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면 '와르르'…전국 10만개 '무허가건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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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 2017.09.2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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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년 전 지은 축사·창고 안전시설 미비…소방당국 통계조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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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석란정이 화재 발생 전 기울어지기 시작하자 철제 파이프를 받쳐 놓은 모습./사진=뉴스1

#2014년 11월 화재로 10명의 사상자를 냈던 전남 담양 H펜션 바비큐장은 무허가 건물이었다. 바닥은 나무, 벽은 샌드위치 패널, 지붕은 억새로 지어져 화재 위험이 컸지만 소화기조차 갖추지 않았다. 담양군은 참사 발생 전까지 안전점검을 하지 않았고, 화재로 펜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대학생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올해 5월 화재가 발생한 서울 중구 소재 목공소는 30년 넘게 방치됐던 무허가 건물이었다. 건축법을 따르지 않아 옆 건물과의 폭이 좁고 소방시설이 미비해 화재 위험이 컸다. 하지만 관할구청은 이 건물을 파악조차 못했다. 결국 화재로 인근 건물에 거주하던 임모씨 등이 숨지고 임씨의 자녀 2명이 부상 당했다.

소방관 2명의 생명을 앗아간 강원 강릉 석란정 화재로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무허가 건물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무허가 건물들 대부분이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소재를 쓰고 소방시설도 미비하지만 관련 당국은 파악 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17일 새벽 화재가 발생한 목조 기와 정자 강릉 석란정은 1956년 건립된 비지정 문화재이면서 무허가 건물이었다. 60여년전 지어진 건축물이었기 때문에 법 체계가 제대로 정착되기 전 인·허가 절차 없이 지어졌다. 붕괴 조짐을 보여 파이프를 받쳐 놓았다가 화재가 발생했고, 잔불을 정리하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이영욱 소방위(59)와 이호현(27) 소방사가 매몰돼 숨졌다.

이를 두고 관리 주체가 없는 무허가 건물들의 위험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관리과 교수는 "무허가 건물은 구조적으로도 미흡하고 화재안전시설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합법적으로 절차를 밟은 건물보다 당연히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무허가 건물들이 우후죽순 생긴 이유는 두 가지. 석란정처럼 50~60년 전 건축법 정비 이전에 생겼거나 영리·생계 등을 이유로 허가를 받지 않고 건물을 짓는 경우다. 이 교수는 "전국적으로 최소 10만개 이상은 될 것"이라며 "대부분 축사나 창고, 허름한 건물 등"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무허가 건물들이 관리 조차 제대로 안된다는 점. 소방청 관계자는 "건축 허가가 나야 소방시설이 설치되고 당국이 관리하는데, 법 테두리 안에 없기 때문에 별도 관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무허가 건물들이) 시시각각 생기는 데다 너무 많아 제한된 인력으로는 모두 파악하고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불법 증축된 건축물 대다수가 샌드위치패널 지붕으로 화재시 위험성이 높고, 바람에 취약해 강풍이 불면 지붕이 날아갈 수 있다. /사진=이용재 경민대 교수 제공
불법 증축된 건축물 대다수가 샌드위치패널 지붕으로 화재시 위험성이 높고, 바람에 취약해 강풍이 불면 지붕이 날아갈 수 있다. /사진=이용재 경민대 교수 제공

건물 허가를 받아 지은 뒤 불법 증축하는 사례도 있다. 증축된 건축물 대다수가 샌드위치패널 지붕인데 화재시 위험성이 높고, 바람에 취약해 강풍이 불면 지붕이 날아갈 수 있다. 지난해 3월 의정부에서는 패널 지붕이 날아가 고압선을 끊어 정전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무허가 건물들을 법 망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수리·보완을 통해 무허가 건물을 합법화하도록 이끄는 방안이 가장 좋고,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철거해야 한다"며 "보완과 철거 모두 어려운 경우에는 화재 경보기나 소화기 등 최소 안전시설을 갖추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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